항공료·비자·홈스테이 전혀 필요없다. 외국인 친구를 만나 부담없이 대화하며 어학공부를 할 수 있는 학내 모임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학교 앞 던킨 도넛이나 분위기 있는 까페에서 원어민친구와 살아있는 대화를 나누고 MT를 함께 다녀오는 등의 외국어학과 모임이 활발하다. 친목을 다지고 외국어도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으로 꼽힌다.
지난해 2학기 학교를 찾은 교환학생은 총 148명, 교환학생 수는 2005년부터 해마다 약 20%씩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불어불문학과(불문과)는 우리 학교 학생들과 프랑스 학생들 간 모임을 조직했다. 한민주 교수의 제안으로 생긴 이 모임은 프랑스인 유학생과 한국인 학생이 서로 자국어를 상대에게 가르쳐주고 문화도 교류한다.
이 모임은 매주 월요일 오후 6시에 열린다. 현재 인원은 40명 정도. 불문과 학생들 약30명, 언어교육원 학생과 교환학생 등 약 15명의 프랑스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02학번부터 08학번까지 다양한 학번대의 학생들이 고루 참여하고 있다. 불문과가 아니어도 어울릴 수 있다.
이 모임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5월 16일(금)부터 17일(토)까지 진행되는 불문과 MT에 참석하기도 했다. 불문과 MT는 1박2일 동안 불어로 진행되는 일일 언어연수 캠프 형식이었다. 캠프에서는 프랑스어 게임 등 언어를 교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엠티의 흥을 돋우기 위한 게임은 4개의 조로 나눠 프랑스어로 진행된다. 불문과 나영주 대표는 “모국어로 쓰는 그들에게는 유치한 게임일 수 있을 텐데 우리보다 더 열심히 하더라”라면서 “한국 학생들이 프랑스어로 이야기를 하면 틀린 부분을 바로 지적해줘 좋았다”고 말했다.
프랑스인 교환학생 ㄱ씨는 “프랑스어를 하는 사람도 많지 않고 내 자신이 한국어를  잘 하지 못해 불편하고 답답한 게 많았다”며 “불어로 대화하는 것이 편하고 학생들이 불어를 잘해 신기했다”고 말했다.
게임이 끝나면 프랑스 식으로 와인을 마신다. 까망베르, 브리치즈등을 따로 준비해 함께 곁들여 즐긴다. 다음날 아침에는 라면으로 속쓰린 배를 달래는 다른 학과 엠티와 달리 바게뜨와 크로와상, 뉴텔라 초코쨈을 바른 빵, 프랑스식 소시지를 먹는다. 나영주씨는 “프랑스 친구들이 자국에서 먹었던 음식이 그동안 너무 그리웠다며 감동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학생들이 이화나 한국에 대해 궁금한 것들이나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며 도움이 필요한 일들에 도움을 부탁하기도 한다. 프랑스 교환학생 ㄴ씨는 고민하던 이야기를 털어놓고 불문과 학생들의 도움을 받았다. 대학원 기숙사에서 지냈던  ㄴ씨는  공용 다리미를 쓰고 제자리에 갖다놓는 것을 깜빡 잊고 있다가 훔치려고 했다는 의심을 샀다 .그는 이 일로 기숙사에서 나가라는 통보를 받았다. 불어도 잘 통하지 않고 한국어도 전혀 몰라 ㄴ씨는 해명도 한번 못해보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술자리에서 그는 불문과 학생들에게 이러한 고민을 이야기했고 사연을 들은 학생들은  그가 자취방을 구하는 과정을 도와줬다.
김성희(불문·05)씨는 “프랑스에서 1년간 교환학생으로 있다왔는데 불어를 계속 사용하려고 모임에 나가게 되었다”면서 “한국에 와서 불어 쓸 기회가 거의 없으므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에서 아는 사람도 거의 없었는데 모임을 통해 후배 친구들을 만난 점도 좋다”고 덧붙였다.
김수린(불문·07)씨도 “아무래도 한국인 친구들끼리 불어로 이야기하는 것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며 “활발한 프랑스 친구들과 농담하고 웃으며 이야기하다보면 프랑스어 실력이 많이 늘어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윤영 객원기자 subakwave@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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