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대 6개학과 2학년 전공과목 평균 34% 누락

유인선(06·국문)씨는 입학 무렵, 학교 홈페이지에 연도별로 나와 있는 교과과정을 보고 ‘한국문학사’를 들으려 했다. 그러나 ‘한국문학사’는 2년 동안 한 번도 개설되지 않았다.

‘한국문학사’ 는 2003학년도부터 2007학년도까지 지속적으로 국어국문학과 2학년 교과과정에 명시돼있었다.  유씨는 “선배한테 물어보니 그 과목 두 개는 4년 내내 개설되지 않다더라”며 “4년 내내 들을 수 없는 과목이 매년 교과과정에 소개돼 있는 것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이화여자대학교 홈페이지→학사정보→학사안내→교과과정/교과목소개’에는 매년 3월경 학과별 교과과정(커리큘럼)이 갱신된다. 그 해 개설되는 교과과정은 해당년도 입학생에게 해당된다.

교무과 학사담당직원 ㄱ씨는 이 교과과정에 대해 “해당 전공의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학년·학기 별로 체계적으로 편성된 교과목 계획”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이 교과과정 편성대로 강의가 개설되지 않아 학생들의 혼란을 빚고 있다.

07학번을 대상으로 하는 2007학년도 교과과정과 2008학년도 2학년 강의계획안을 비교해 본 결과 인문과학대학 국문학과·영문학과·불문학과·독문학과·철학과가 평균 19.32%의 누락률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인문대 홍석표 학부장은 “교과과정에 설정해 놓을 수 있는 학점과 개설 학점이 다르다”며 “개설할 수 있는 과목이 한정돼있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인문대 행정실 박혜진 직원은 “100% 개설된다는 의미로 커리큘럼을 짜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사회과학대학은 정치외교학과·행정학과·경제학과·문헌정보학과·사회학과·소비자학과의 6개 학과가 평균 34.21%의 누락률을 보였다.

사회대 행정실 정희정 직원은 “심리학과의 경우에는 학생 수도 많고 세부 전공 때문에 개설 가능한 학점이 크지만, 문헌정보학과는 학생 수가 적어서 개설 학점도 작다”고 말했다. 

행정학과 이근주 학과장은 “학교 홈페이지 교과과정은 일종의 계획이고, 매 학기 계획 그대로 강의를 개설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무과 학사 담당직원은 또한 “강의가 개설되지 않는 것은 ‘교수 부족’ 같은 학과의 개별적인 문제 때문이겠지만, 교과과정에 명시된 강의가 전부 개설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른 대학교의 경우 대부분의 수업이 커리큘럼대로 개설됐다. 자연대는 수학과의 ‘집합론’을 제외하고 전부 개설됐으며, 공대는 환경공학과의 ‘유체역학및실습’과 ‘육수학’, 식품공학과는 ‘식품과소비자’ 외에 전부 개설됐다. 예술대학은 17개의 학과 중 7개 과목이 누락됐다. 인문대·사회대만이 20% 이상의 누락률을 보였다.

실제로 교과과정 소개를 업데이트 하는 일시는 매년 2·3월이다. 이는 1학기 수강신청이 진행된 이후다.

개설될 강의가 전부 확정된 이후라 불만을 제기하는 학생도 있다. 정혜선(사회·05)씨는 “커리큘럼 상으로는 4~5개 전공이 있지만 실제 개설되는 것은 2~3개 뿐”이라며 “약간 과장된 것 같다”고 말했다.

ㄱ씨는 “커리큘럼대로 개설되는 줄 알았는데, 개설되는 것만 개설된다”며 “전공을 다양하게 들을 수 없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마지연(사회·05)씨는 “실제 개설되는 강의가 무엇인지, 커리큘럼이 어떤 의미인지 제대로 표기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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