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대운하, 새 정부가 지향하는 바와 일치하는가?

새 정부가 지난 2월 25일에 출범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유독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강조했던 취임사에서는 한반도 대운하에 관한 내용을 찾을 수 없었다. 그만큼 한반도 대운하는 찬·반 여론이 날카롭게 맞서고 있는 사업이다.

취임사의 핵심 단어는 ‘실용’, ‘선진화’, ‘경제 살리기’였다. 새 정부는 이러한 논리를 들어 한반도 대운하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 대운하는 한 번 시작하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사업이다.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 단지 ‘1년’의 여론 수렴 기간만 두고 임기 내에 마무리하려는 것은 너무 무모하다. 한반도 대운하를 건설해서는 안 되는 이유들은 상당히 많다. 새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강조했던 몇 가지 단어들을 통해서 한반도 대운하의 타당성을 살펴보자.

실용. 실용이란 ‘실질적으로 쓸모’가 있는 것을 의미한다. 한반도 대운하가 대한민국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그래서 꼭 만들어야 하는 것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대표적인 회사들조차 대운하는 재앙이라고 말한다.
 
선진화. ‘문물의 발전 단계나 진보 정도가 다른 것보다 남다를 때’ 우리는 선진화 되었다고 말한다. 새 정부의 측근 중 대운하 건설을 지지하는 이들은 대부분 유럽의 사례를 예로 들어 우리나라도 대운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미 선진국으로 떠오른 유럽의 것을 무조건 따른다고 해서 선진화되는 게 아니다. 한국은 유럽과 전혀 다른 지리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 또한, 대운하의 부작용은 오히려 선진화를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는데 한 몫 한 ‘경제 살리기’. 한반도 대운하로 얼마만큼의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근거는 다양하다. 하지만 대운하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살리겠다는 논리만큼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대운하를 건설하는 동안의 일자리는 불안정하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새 정부가 이루어 내고자 하는 것들을 한반도 대운하는 결코 이룰 수 없다.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반대 여론을 수렴한다’는 말은, 반대 여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이 정책이 정말로 필요한지 충분히 숙고하고 진심을 다해 ‘여론’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신지혜 06 사회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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