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부족·프로그램 문제로 기피… 졸업·학점과 관련된 학과 활동에는 활발히 참여

MT·진입식·세미나·단대축제 등 학과에서 주최하는 활동에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하다.

매 학기 단과대학·학과 학생회는 여러가지 학과 활동을 계획하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회 위주의 행사라는 인식·저학년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 때문에 학생 참여율이 낮은 편이다.

△ 참여율 30%면 높은 편, 학과활동 외면하는 이유 가지각색

화학과는 3월 22일(토)~23일(일) 화학과만의 축제인 ‘녹화제’를 진행했다. ‘녹화제’는 화학과에서 학생들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작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학과활동이다. 이번 학기에는 학생들이 모여 에버랜드에 갔다 왔다. 연사들을 학교로 초청해 강연회도 열었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 참가한 학생은 화학과 전체 인원 150명 중 40여명뿐이었다.

경영대의 역시 마찬가지다. 작년 MT에 참가한 인원은 전체 경영대 학생 600여명 중 70여명이다. 총 인원의 10%를 약간 넘는 수치다.

다른 학과의 사정도 비슷하다. MT에 참가한 학생이 전체 인원의 30%를 넘으면 참가율이 높은 편이다. 행사 참여율이 높은 편에 속하는 철학과의 경우, 총 학생 수가 80여명으로 대형 학과에 비해 적다. 올 해 철학과 MT에 참가한 학생은 30여명이었다.

학과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 김주희(국문.07)씨는 학생회 위주의 행사 진행을 지적했다. 그는 “학과 활동이 거의 집행부 위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학과활동이 학생회 위주로 진행돼 일반 학생들은 소외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학생도 있다. 김효혜(정외.05)씨는 “2학년 때 MT를 갔다 온 이후로 한 번도 가지 않았다”며 “프로그램이 2학년 위주여서 고학년이 갈 만한 행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행사 홍보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하나연(언론정보.04)씨는 “미디어페스티벌에 가고 싶었는데, 시기를 놓쳤다”며 “더욱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 고학년일수록 참여율 저조 … 수업과 연계되면 참여율 높아

그나마 이정도의 참여율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1,2학년 학생의 참여율이 높기 때문이다. 1,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오리엔테이션이나 새내기 배움터, MT 등은 참여율이 80%이상이다.

08학번 신입생들은 선배와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ㄱ(조형예술.08)씨는 “오리엔테이션에서 선배를 만날 수 있었지만, 형식적일 뿐이었다”며 “선배와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제로 입학해 1학년 때는 기초적인 것만 배우기 때문에 선배들을 보면서 안목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따로 정해져 있었으면 좋겠다 ”고 덧붙였다.

반면 3,4학년들의 학과 활동 참여율은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4학년 학생들은 학과 활동과 수업이 연계된 경우에만 학과 활동에 참석하고 있다. 생명과학과 ‘어우름제’는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는 '랩토레이션'설명회를 함께 하고 있다. 올 해 '어우름제’에 참여한 190여명의 학생 중 80여명이 3학년이었다.

음악대학에는 수업과 별개로 ‘CLASS’라는 학과활동이 있는데, 각 학과마다, 각 교수마다 다른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한국음악과 대표 한송이씨는 “수업의 연장선상이기 때문에 학생들 모두 참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대학의 경우, 교수와 학생, 학생과 학생이 서로 다 아는 분위기라서 ‘CLASS’에 빠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법대 양나래 학생회장은 “학과 활동은 집행부만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 역시 학생회의 역할”이라며 “사법 시험 준비로 학과 활동에 부담을 느끼는 법대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학생회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자연과학대 김소희 학생회장은 "학생들이 학교에 행사가 많이 없다고 불평하는데, 사실 행사는 많다"며 "열심히 준비하는 만큼 학생들의 참여가 많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차남희 교수(정치외교학과)는 “학생들 스스로 다른 학생들을 학과 활동에 끌어들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학과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리더십을 배울 수 있다”이라고 덧붙였다.

최윤경 특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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