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대 한인유학생회 인터뷰

지난11월29일(목) 오전8시30분경 북경대 동문 앞 버스정류장은 등교하려는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삼성’의 광고물이 부착돼 있는 만원 버스에서 중국 학생들이 우르르 버스 밖으로 내려오자 뿌듯함마저 든다. 모든 것들이 신기하기만 해서 주위를 둘러보는 중 동문에서 만나기로 한 이희웅(경영대학·05)씨를 만났다. 북경대학 한인학생회 부학생회장답게 인사부터 시원시원하다. '광화 관리 학원'이라는 지하 매점에서 들어가서 간단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 이미란(광고홍보?05)씨가 도착했다. '베이징 올림픽 자원봉사' 면접을 보고 와서 늦었다며 허겁지겁 자리에 앉는다.

대화 도중 그들이 생각하는 한국 학생과 중국 학생의 가장 큰 차이점은 ‘취업’에 대한 인식이었다. 이희웅씨는 “중국 학생들은 대학교 졸업 전까지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한다”며 “취업을 위한 준비 때문에 자신의 진로나 흥미분야 잘 모르고 대학 생활을 보내는 한국 학생들과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방학 때 영어 학원을 다니거나 자격증을 준비하는 학생은 극히 드물다. 대부분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방학이 되면 집으로 내려간다.

그렇다보니 중국에서의 공모전 열풍은 아직 미풍단계이다. 이미란씨는 “교수님들께 한국의 공모전 열풍에 대해 들었다”며 "많은 준비를 하는 한국 학생들과 공모전에서 경쟁을 겨룬다면 불리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희웅씨는 "경영대는 이번 학기에 공모전이 팀이 따로 만들어졌다"며 "아직은 눈에 보여질만한 성과는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 학생들의 특징은 동아리 활동에 굉장히 열정적이라는 점이다. 이미란씨는 “산악 동아리가 이번에 에베레스트 산을 등반했다는 광고를 건물 들어오는 길에 봤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테니스·자전거 등 운동 동아리가 많이 활성화 돼있다. 그는 “북경대의 중국 학생들은 친목 도모보다 동아리 활동 그 자체에 중점을 둔다”며 “저녁 늦게 수업이 끝나도 다들 학생 식당이나 매점에 모여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학술 동아리가 정말 많다. 전공마다 그에 관련된 학술 동아리는 적어도 한 개 이상 존재한다.

중국에서 공부를 하다 보니 중국의 사고 문화와 충돌할 때도 있다. 이희웅씨는 한인 학생들이 모여 출범식을 갖는 날 중국 경찰들에게 제지를 당한 경험이 있다. 학교에 미리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는 “단체 활동을 할 때에는 반드시 공식적인 허락이 있어야 한다”며 “학생회에서 학교를 상대로 어떤 투쟁을 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북경대학은 4년 동안 학생 개인에게 딱 한 번의 장학금을 수여한다. 성적이 우수해도 이 전에 장학금을 받았다면 상장만 나오게 된다. 학생 전체에게 장학금을 골고루 지급하자는 것이 학교의 취지이다. 본과 유학생은 20학점·중국 학생은 25학점까지 학점 신청이 가능하다. 성적 평가 기준은 60점을 기준으로 절대 평가이다.

넓은 학교에서 공부 할 수 있어 부럽다는 말에 “그래도 한국에서 공부해보고 싶다”며 웃어 보이는 이희웅씨와 이미란씨. 인터뷰 내내 “한국은 어때요?”라는 물음으로 이곳의 대학생활을 궁금해 했다.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한국과 중국의 무대를 아우르는 그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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