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대학은 1898년 개교한 중국 최초의 국립종합대학이다. 현재 인문학부․사회과학부․이학부 등의 31개의 단과대학과 12개의 개별학과로 구성돼 있다. 청화대학에서 정치․경제 분야의 인재를 육성한다면 유명한 인문학자들은 북경대 출신이 많다.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도서관은 중국에서 가장 많은 7백 만권 정도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고, 좌석 수만 4천 석이다. 현재 세계화 시대에 맞춰 50여개 국가(200여 대학)과 활발히 교류 중이다. 현재 북경대에서 공부 중인 학생은 1천 8백 명 정도다. 11월27일(화)~29일(목) 기자가 직접 북경대를 찾아 학생들의 생활을 체험했다.

△역사가 뭍어나는 ‘북경대 입구’ 
 북경 서문은 학교 정문이라고 하기에는 유적지의 성문 같은 분위기다. 기와로 만들어진 문에는 화려한 무늬가 그려져 있다. 문 가운데에 ‘北京大學’이라는 나무판이 걸려있음을 본 후에야 대학으로 들어가는 입구임을 확인했다. 입구를 들어가려는 때에 맞은편 횡단보도의 신호가 바뀌어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20명 정도가 학교 정문으로 들어간다. 교직원 기숙사에서 나오는 교직원들도 자전거를 타고 등교 한다.
학내를 이동하는 학생들은 조급함 없이 느긋하다. 캠퍼스 안에서 구두 소리를 듣기란 쉽지 않다. 운동화에 청바지와 점퍼 그리고 두툼한 배낭 가방을 매고 있는 모습이 대부분 학생들의 공통적인 옷차림이다.

△학교 안팎 모두가 '서점 번화가' 
 북경대학 남문에서 5분 정도 걸어 나가면 안이 훤히 비치는 높은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쇼핑센터라고 하기에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느긋하다. 한적하게 도로 한 복판에 세워진 건물들이 무엇인지 궁금해 1층 쇼윈도에 비친 내부를 유심히 살펴봤다. 1층 창문 너머로 보인 것은 가지런하게 정돈돼 있는 책들. 유리창에 반사된 빛이 책꽂이를 가득 채운 책들의 기운처럼 느껴질 정도다. 도서빌딩 안에는 '독자구락부'라는 자리가 마련돼 있다. 도서관처럼 책을 읽는 공간이다. 20여개의 책상과 각 책상마다 6개 정도의 의자가 마련돼 있어 누구나 편하게 책을 일고 갈 수 있다.
학교 안 건물에 위치한 대형 마트에도 서점은 빠지지 않고 있다. 지하 1층에는 20평 남짓한 크기의 서점 3개가 줄지어져 있다. 서점을 둘러싼 책꽂이에 가득 찬 책도 모자라 책꽂이 위까지 책들이 수북하게 쌓여있는 책들은 만 권이 넘는다.
서점에서 만난 가오위안 호우(GaoYuanHou 철학과 박사과정)씨는 “일주일에 세 번은 학내 서점을 이용한다”며 “정기적으로 새 책이 들어와서 새로 나온 책들을 구경하러 온다”고 말했다. 학내 서점의 특징은 유명 베스트셀러나 시중에서 인기 있는 책들을 파는 외부 서점과는 달리 학술적인 책들이 밀집해 있다. 특히 인문학․사회과학 분야의 책들은 없는 게 없을 정도다. 가오위안 호우씨는 “교수님께서 수업시간에 참조할 만한 책들을 알려주시면 이곳에서 다 찾을 수 있다”며 “학술적인 책들이 장기적으로 들어오다 보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공간”이라고 말했다.

△하루 15위안 정도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학생 식당 
 5백 여 대의 자전거가 일렬로 쭉 세워져 있는 건물 앞에서 발길을 멈췄다. 커다란 대강당이나 우리 학교의 학생문화관과 같은 학생들 모임 장소라는 생각에 건물 안을 들어가 봤다. 그곳은 중국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다는 학생식당이었다. 북경대의 식당은 한인 학생식당․패스트푸드점․외부 음식점 등 규모와 음식 메뉴가 다양하다.
학생식당에 들어가자마자 엄청난 규모에 놀랐다. 총 3층으로 각 층마다 약 3백여 명은 수용할 수 있다. 메뉴는 층마다 비슷하지만 양과 질이 조금씩 다르다.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식사 가격이 조금씩 높아진다.
보통 학생 식당의 반찬 가격은 3위안. 보통 밥이나 국의 경우 5-10위안 정도면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2층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던 용팡(Yongfang 전임교육․04)씨는 “주로 야채를 많이 먹는다”며 “하루에 평균 13-14위안으로 세끼를 학교에서 모두 해결한다”고 말했다.
식당을 둘러보니 뚱뚱한 학생은 한 명도 없다. 또한 식단이 고기 종류보다는 야채 종류였다. 중국 학생들의 대부분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운동을 좋아해서 비만인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문화공연의 중심인 ‘100주년 기념강당’ 
 창립 100주년을 맞아 '100주년 기념강당'을 건립했다. 국내외의 좋은 공연들이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진다. 게다가 가격까지 상당히 저렴해 실제 북경 문화공연계에서 100주년 기념강당의 인지도가 높은 편이라고 한다.
건물 앞으로는 반구 모양으로 대리석 바닥이 넓게 깔려 있어서 학생들이 모여 이야기하고 시간을 보내는 학내의 대표적인 장소다.
100주년 기념강당을 들어가는 매표소에 백 명이 조금 넘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어 따라가 봤다. 줄을 서 있는 공시아원(GongXiaWen 경영학과․07)은 “오늘 러시아 발레단에서 ‘백조의 호수’공연이 있어 표를 끊기 위해 20분 전부터 와서 줄을 서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수업이 없으면 주로 이곳을 찾아 공연 일정을 알아본다. 수준 높은 외국의 공연들도 자주 열리기 때문이다. 이 날도 줄을 서 있는 학생들 앞에 10개 공연의 광고 홍보 현수막이 크게 걸려있다. 그는 “공연을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가장 싼 표를 구하기는 힘들 것 같다”며  “학교 학생들에게는 거의 외부 공연 가격에 비해 80% 정도를 할인해 줘서 공연비에 관해서는 부담이 없이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레 공연의 가격은 자리에 따라 중국 돈으로 20-15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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