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라는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니 일본에서 본 것과는 다른 세상이 보인다” 
 
23일(금)오전10시 이화·삼성교육문화관 강당에서 우리 학교 언어교육원 주최로 ‘제17회 외국인한국어말하기대회’가 열렸다. 이날 대회는 중국인 진장해씨와 일본인 무토 카오리씨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언어교육원에서 한국어 수업을 받고 있는 초급부 5명·중고급부 5명 등 총 10명의 외국인들이 참여해 한국어 실력을 뽐냈다. 대상은 나가이 야스나리(일본·정규6)씨, 최우수상은 초급부 밴클리브 네이트(미국·정규2)씨·중고급부 유옥정(중국·교양4)씨, 우수상은 초급부 야마구치 유카(일본·정규4)씨·중고급부 오하마 유카코(일본·집중3)씨가 각각 수상했다.
참가자들은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경험한 한국 문화나 재미있는 일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우수상을 탄 초급부 야마쿠치 유키(일본·정규4)씨는 올해 4월 한국인과 결혼해 한국에서 살게 됐다. 그는 “이제는 매운 음식도 잘 먹지만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매운 음식을 먹고 매일 배가 아팠다”고 말했다. 또 유키씨는 지하철에서 앉아있던 사람이 자신의 가방을 들어주려고 해 놀랐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일본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과는 절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처음엔 놀랐지만 한국인들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처음에 한국버스를 탔을 때 너무 빨리 달려서 무서웠는데, 이제는 좀 더 빨리 달렸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관중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중고급부 범영기(중국·교양3)씨는 “한국에서 길을 잃어버렸을 때, 한 아주머니가 목적지에 전화를 걸어 위치를 파악한 후 직접 그곳에 데려다 줬다" 며 “한국인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최우수상을 차지한 초급부 밴 클리브 네이트(미국·정규2)씨는 미국에는 없는 한국의 ‘아줌마’라는 제 3의 신분에 주목했다. 그는 “우리는 아줌마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아줌마만의 보글보글한 파마 헤어스타일”이라며 그가 직접 준비한 아줌마들의 파마사진을 관중들에게 보여줬다. 그는 또 아줌마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소개했다. 그는 “아줌마들은 머리에 물건을 올려놓고 균형을 잘 잡고, 큰 벌레를 손으로 잡을 수 있으며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뛰어가서 자리를 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 여자들은 아줌마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많은 기술을 습득할 수 있잖아요”라고 말해 관중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대상을 수상한 중고급부 나가이 아스나리(일본·정규6)씨는 한국어와 일본어는 문법이 비슷하지만, 한국어 표현 중에는 일본에서 쓰지 않는 표현이 있다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예로 들었다. 그는 “‘말’ 이나 ‘소리’에 딱 맞는 일본 단어나 영어단어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선생님,사장님 뒤에 ‘님'자를 붙이는게 일반화 돼있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어를 배우다보니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도 흥미를 갖게 됐다"며 “한국어란 창을 통해서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회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윤영은 언어교육원장은 “이 대회를 통해 각자의 한국어 실력을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새로운 한국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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