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매우 신경 쓰는 신체 부위 중 하나가 손이다. 그 중에서도 손톱은 각별한 관심의 대상이다. 요즘은 그런 신경 또는 정성이 절정에 달해 네일 아트(nail art)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손톱을 예쁘게 다듬는 일부터 시작해서 고운 색으로 채색도 하고 꽃무늬 등을 붙이기도 한다.

손톱을 고운 색으로 채색하는 것을 흔히 매니큐어라고 한다. 어원상으로 보면 이 단어는 라틴어 마누스(manus)와 큐라(cura)의 합성어다. 마누스는 ‘손’이라는 뜻이고, ‘큐라’는 ‘치료, 단장’이라는 뜻이다. 이 둘을 합성한 단어는 불어로 들어가 ‘마니뀌르’(manicure)가 되어, ‘손의 대한 치료 또는 단장’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1880년에 이 단어가 영어로 들어갔을 때에는 ‘손과 손톱을 전문적으로 다듬는 사람’이라는 뜻으로도 쓰였다. 7년 뒤인 1887년에는 ‘손과 손톱에 대한 치료와 처치’라는 뜻으로 쓰였고, 이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매니큐어와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사실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하나는 매니큐어의 역사가 매우 깊다는 사실이다. 기원전 3000년경 고대 이집트에서 널리 행해졌다고 하니 그 역사는 5000년이 넘는다. 당시에 매니큐어는 사회적 신분이나 계급을 나타냈다. 이집트에서 빨강색은 최고 신분의 사람들이 칠하는 색깔이었다. 예를 들어 클레오파트라는 짙은 빨강색을 칠했고, 그녀의 하녀들은 그 보다 엷은 색깔만 칠할 수 있었다. 또 하나는 매니큐어를 칠하는 풍습은 남성들 사이에도 널리 퍼져 있었다는 사실이다. 남성의 매니큐어는 특히 군 고위층에서 성행했다. 이집트나 바빌로니아, 고대 로마의 군대 대장들은 전투를 앞두고 몇 시간이나 들여서 머리를 말고 장식하면서 립스틱과 같은 색깔의 매니큐어를 칠했다고 한다. 이런 것을 보면 고대 남성들은 적어도 화장에 있어서는 현대 남성보다 더 예술적이고 적극적이었던 것 같다.

장한업 교수(불어불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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