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피아니스트 댄 테퍼 특별 강연

“바흐, 베토벤 모두 즉흥연주자로 명성을 떨쳤죠. 하지만 위대한 작곡가만이 즉흥연주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4일(목) 국악연주 홀(리사이트 홀)에서 재즈피아니스트 댄 테퍼(Dan Tepfer) 특별강연회가 열렸다.

댄 테퍼는 즉흥연주를 하기 위해서는 대위법, 화성 등 작곡과 관련된 요소를 숙지하고, 잠재의식 속에서 곡을 깊게 이해하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회에서 덴 테퍼씨는 직접 즉흥연주 시범을 보였다. 먼저 그는 한국 친구가 가르쳐 줬다는 노래 ‘모닥불’을 피아노로 연주했다. 이어 그는 원곡의 멜로디를 재즈·클래식 등의 다양한 스타일로 변형해 연주했다. “제가 방금 들려드린 연주는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것”이라며 ‘모닥불’을 재즈, 클래식 등으로 바꿔 연주한 것처럼 즉흥연주는 어떤 방식으로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즉흥연주는 귀에 들리는 소리를 표현하는 것이다. 그는 “즉흥연주에서는 음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며, 제대로 듣지 못하면 즉흥연주를 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청음 연습을 어떻게 해야 하냐는 청중의 질문에 그는 자신이 연습했던 방법을 알려줬다. 피아노 건반을 눌러 소리가 나는 음이 무엇인지 맞추는 것이 그의 청음연습법이다. 그는 ‘도’, ‘도·미’, ‘도·미·솔’과 같이 한 음에서 시작해 차츰 누르는 건반의 수를 늘려가라고 조언했다. 많은 연습을 한 후에는 피아노의 총 12음계에서 11음을 눌렀을 때 소리가 나지 않은 음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즉흥연주에 관심이 있다면 즉흥연주가 복잡하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쉽게 즉흥연주를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간단한 테마 하나를 정해 놓고 그 테마 안에서 여러 변주를 시도해 보라고 권했다. 또 다른 연주법으로는 아무것도 없는 ‘무(無)’상태에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건반을 누르는 방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즉흥연주를 조금씩 시작하다보면 어느 순간 잘하게 될 것이라는 말로 강연을 마쳤다.

주한미국대사관 후원으로 열린 이번 강연회에서는 그의 즉흥연주에 관한 생각과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2007년 미국 피아니스트 협회 올해의 피아니스트로 선정된 그는 2006년 에딘버러 국제 페스티벌(Edinburgh International Festival) 콩쿨 우승외에도 각종 재즈 페스티벌 및 경연대회에서 다양한 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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