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간 실력 차이 뚜렷, 상대 평가 불리

'다른 학생들은 영어로 말을 왜 그렇게 잘하죠?' '영어Ⅱ 과목을 듣는 날은 죽으러 가는 것 같아요.'
9월4일(화)∼10월2일(화)까지 이화이언 비밀의 화원에 영Ⅱ관련 불만 게시물이 52건 올라왔다. 불만 글 대부분은 에세이와 수업 중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이었다.

우리 학교 모든 재학생은 영어Ⅰ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인문대·사회대는 영어Ⅱ도 필수 과목으로 지정돼 있다. 영어 강의는 이화인이라면 꼭 넘어야만 하는 산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수준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영어 강의의 운영에 대해 이화인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 "외국에서 살다 온 학생과 상대평가는 불리해"

학생들은 외국에서 살다 온 학생들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에 불만을 표했다.

현재 영어Ⅰ·Ⅱ의 평가기준은 필기시험·과제·리스닝(Listening)·오랄(Oral)·에세이(Essay)테스트다. 학생들이 특히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인 클래스 에세이(In-class essay)와 오랄 테스트다. 오랄 테스트는 말하기 시험으로 연극·토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 클래스 에세이는 교수가 지정한 주제로 수업 시간에 에세이를 작성하는 것이다.

ㄱ씨(정외·06)는 "영어 문장 한 줄 쓰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 제한 시간이 있는 인 클래스 에세이는 부담이 크다"며 "솔직히 영어Ⅱ를 철회하고 싶었지만 필수 이수 과목이라 할 수 없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가혜(언홍영·07)씨는 "학생별로 실력 차이가 뚜렷한데 같은 수업을 들으며 상대평가를 받는 것은 문제"라며 외국에서 살다 온 학생을 위한 고급화된 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분반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은 학생뿐만이 아니다. 영어 Ⅱ과목 강의를 담당하고 있는 ㄴ 교수는 "현재 영어 수업은 영어를 월등하게 잘하거나 못하는 학생들이 한 반에서 강의를 듣고 있다"며 "모든 학생들 수준을 고려해 수업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교수는 오랄·에세이 테스트에 대해서도 "수업 시간 배운 내용으로 시험을 보는 것이 아니므로 성적에서 불공평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주리 교양영어실장은 "학생들의 분반 요구는 이해하지만 외국에서 살다 온 학생 수는 소수이고 그 수가 매번 다르므로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의 실력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가장 합리적으로 학생들의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학생 수준에 맞는 영어반 편성

서울대는 정시합격자 전원 및 수시모집·정원 외 특별모집 합격자는 의무적으로 텝스(TEPS) 시험을 응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 시험 결과를 통해 점수별로 기초영어·대학영어·고급 영어반을 편성한다. 서울대 이기현(기계항공공학부·07) 씨는 "영어는 다른 과목에 비해 실력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레벨테스트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동국대도 매년 2월에 시행되는 레벨테스트(Interview, D-TEPS)를 통해 학생들 실력을 A, B, C등급으로 구분해 이수 면제과목 수를 결정한다. 테스트 미응시자는 C로 구분된다. 동국대는 'English Reading'과 'English Conversation'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인터뷰 테스트로는 English Conversation의 면제과목을 결정한다. A일 경우 Basic English conversation을 면제하고, English Conversationl에 A?를 부여한다. B일 경우에는 Basic English Conversation만 면제하고 C는 모든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D-TEPS는 English Reading과목의 면제과목을 결정하는데 그 면제 방식은 English Conversation과 같다.

동국대 황령연(국교·07)씨는 레벨테스트 수업에 대해 "분반제도를 함으로써 수준에 맞는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 모두에게 좋다"며 "레벨에 따를 분반제도는 학생들의 차등 없이 교육받을 수 있게 하는 방책이다"고 말했다.

이런 레벨테스트에 대해 서울대학교 ㄷ 교수는 "서울대는 텝스 시험을 통해 삼 단계로 레벨을 나누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허점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레벨 제도는 최소한의 제도라고 생각하며, 레벨 측정에는 텝스나 토플이 적절한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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