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의 우아함'의 작가 뮈리엘 바르베리씨 초청 강연

“글을 쓸 때는 나와 글이 완전히 하나가 됐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이 즐거움 때문에 소설을 쓰게 됐지요”
프랑스 소설 ‘고슴도치의 우아함’의 작가 뮈리엘 바르베리 씨(38)의 강연회가 4일(목) 학관 507호에서 열렸다. 우리 학교 불어불문학과 초청으로 열린 이번 강연회는 ‘나는 어떻게 작가가 되었나’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바르베리 씨는 자신에게 언어의 가치를 깨닫게 해 준 두 명의 작가를 소개했다. 그는 “글을 쓰는 것은 모국어를 상당히 좋아해야 하는 일”이라며 지금도 자신은 18세기 프랑스 상류사회를 날카로운 눈으로 분석한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문체를 즐겨 쓴다고 말했다. 또 바르베리 씨는 언어로 할 수 있는 모든 복잡한 활동을 글로 보여주는 마르셀 프루스트를 예로 들며 언어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언어에 대한 사랑 없이 글을 쓰기는 어렵다며 “언어가 의사소통, 이해의 도구이자 미학의 도구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작가가 나의 소명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창시절부터 고전을 즐겨 읽었다는 그는 글 쓰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다독이며 작가는 장르에 관계없이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르베리 씨는 SF소설 같은 형식의 작품은 현실 속에서 있을 법한 일을 써야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게 해줬다며 “작가는 자기자신을 사회적 제약들로부터 완전히 해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바르베리는 겸허함을 작가의 중요한 소양으로 꼽았다. 그는 두 번째 출간한 책이 성공을 거둔 지금도 잠들기 전에는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읽으면서 겸허함을 배운다고 말했다. 그가 “여러분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이 순간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 기회가 됐는지 모른다”며 강연을 마치자 청중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김하나(철학·03)씨는 “글을 쓰다보면 언어의 한계에서 오는 답답함이나 무거운 주제를 편하게 말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데 이를 해결할 힌트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8월 말 번역 출간된 바르베리의 두 번째 장편 ‘고슴도치의 우아함’은 30주 연속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화제작으로, 국내에서도 출간 한 달 만에 5만부가 팔리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주한 프랑스문화원 초청으로 지난 1일(월) 방한한 뮈리엘 바르베리는 6일(토) 출국한 뒤 교토에서 세 번째 소설 집필에 전념할 계획이다.

최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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