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 의대 의료봉사...음대 자선연주회 열기도

우리 학교에 자신의 전공을 살려 봉사활동을 하는 동아리가 있다. 전공 공부와 봉사활동, 한 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학생들을 만나보자.

△무관심과 소외를 넘어 약을 전달하다
2005년 결성된 약대 연합 동아리 ‘늘픔’은 우리 학교·경희대·동덕여대·삼육대·서울대·숙명여대 6개 대학이 모여 만들었다. 늘픔은 ‘앞으로 좋게 발전할 가능성’이라는 뜻을 지닌 순 우리말이다.

현재 늘픔은 3개 지부로 나눠 운영 중이며 58명의 약대 학부생과 졸업생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 학교에서는 12명이 활동 중으로, 경희대와 함께 북서부지부를 맡고 있다.

현재 늘픔 회원들은 2006년 겨울부터 조를 나눠 동대문 쪽방 지역으로 진료를 나가고 있다. 쪽방 주민들은 주로 당뇨, 고혈압, 관절염 등의 만성질환으로 고생 중이다.

늘픔 회원들은 1·3·4주 일요일마다 주민들을 만나 증상을 듣고 그에 맞는 약을 제공한다. 우리 학교 지부대표 윤연정(약학·05)씨는“그들을 아프게 하는 것은 질병보다 무관심과 소외라는 것을 알았다”며 “봉사활동을 통해 앞으로 어떤 약사가 되어야 할지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쪽방 진료 외에도 늘픔 회원들은 매주 지부별로 세미나를 한다. 지난 학기 늘픔 회원들은 약사의 역할, 우리나라 및 다른 나라의 의료·보험제도, 의료법 개정 등의 내용을 공부했다. 윤연정씨는 “이번 학기에는 쪽방 주민 등 봉사활동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건강에 대해 알아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병아리 의사들 진료봉사에 나서다 이울진료회
류소민(의학·04) 대표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실전에 적용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MFC 이울진료회’는 43년의 역사를 지닌 우리 학교·서울대 의대 연합 진료봉사 동아리이다. 현재 격주로 방화동 사회복지회관에서 무료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80명의 회원은 진료부와 예방보건부로 부서를 나눠 각각 내진·외진을 담당한다. 진료부는 약국부·처치부·만성물리질환치료교육부·진단검사(Lab)부로 구성된다. 현직 의사인 동아리 출신 선배가 진료를 하고, 학생회원은 진료실에서 간단한 진단 검사 및 물리치료 등을 맡는다.

예방보건부는 독거노인 가구를 직접 방문하여 기본적인 혈압과 혈당을 검사하고 건강상의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다. 청소나 기저귀를 가는 일 노인에게 필요한 활동도 같이 진행한다. 이울진료회 회원들은 아직 배우는 중인 ‘병아리’ 의사들이라 병을 100% 이해할 수는 없지만, 증세를 보고 환자를 병원으로 연계하거나 병에 대해 조언하려고 노력한다.

우리 학교 대표 류소민씨는 “우리의 수준에서 해드릴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전공 특성상 매주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주말에도 공부를 해야 하지만, 이울진료회 회원들은 시간을 쪼개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류씨는 “의사가 되려는 학생들은 의술뿐만 아니라 환자의 아픔을 이해하는 마음을 배워야한다”며 “동아리 활동은 환자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는 법을 가르쳐준다”고 말했다.

△첼로의 선율을 통해 사랑을 전하다 이화 첼리

대표 김혜리(관현악과·04)씨는 전공과 관련된 봉사활동을 하면서 앙상블 능력이 향상됐다. 김씨는 “처음에는 내 연주소리만 들렸는데, 자꾸 하다보면 다른 사람의 소리도 들린다”며 “실내악 수업 등에서 다른 악기와 함께 연주할 때도 자신의 역할을 더 잘 수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화 첼리는 우리 학교 관현학과 첼로 전공 학부생·대학원생으로 구성된 봉사 동아리이다. 2004년 창단됐으며 배일환 교수(관현학과)가 지도를 맡고 있다. 동아리 회원들은 첼로 연주를 통해 봉사활동을 한다. 또 작년 12월에 발매한 음반 수익금 전액을 불우이웃을 돕는데 사용하고 있다.

이화 첼리에서 활동 중인 회원 김윤희(관현학과·04)씨는 “연주자의 꿈을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동아리 활동을 통해 직업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선 음악회를 준비하면서 음악을 어떻게 표현해야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학생의 신분으로 연주회를 준비하면서 힘든 점도 있지만, 봉사활동을 통해 얻는 보람은 김윤희씨에게 큰 기쁨이다. 김윤희씨는 졸업 후에도 봉사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김혜리씨는 기억에 남는 공연으로 작년 ‘세브란스 환자와 교직원을 위한 음악회’를 꼽는다. 링거를 꽂고 휠체어를 탄 채 세브란스 병원 은명 대강당을 찾아온 환자들 앞에서는 정말 최선을 다해 연주하게 됐다.

김씨는 “제일 잘하는 일로 봉사활동을 하니까 더 좋은 것 같다”며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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