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의 이화여대 로고가 굵게 박힌 녹색 가죽 수첩. 바로 1년동안 꼬박 함께하는 우리 학교 학생수첩의 모습이다. 매년 총학생회가 제작해 나눠주는 학생수첩은 과거와 현재를 기록하는 좋은 친구가 된다. 재학생·졸업생의 이야기를 통해 학생수첩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봤다.

△ 오래된 추억, 녹색 수첩
학생수첩은 과거부터 변함없이 비슷한 디자인을 고수했다. 박혜숙(교육·68년졸)씨는 “약 40년동안 학생수첩은 변함없이 녹색이었죠”라고 회상했다. 양정례(장식미술·80년졸)씨는 “디자인의 경우에도 큰 변함없이 얇고 긴 모양에 작은 성경책만한 크기”였다고 기억했다.

학생복지센터에는 1997년도부터 현재까지의 학생 수첩이 보관돼 있다. 10년 동안 학생수첩은 종이 재질이 좀 더 얇아지고, 한 주 일정을 쓸 수 있는 칸 모양이 달라졌을 뿐 큰 변화는 없다. 특히 초록색 가죽재질의 배경과 금색 학교 마크·이화여자대학교 글씨는 변함없이 같은 위치다. 이젠 ‘이화’의 상징으로 여겨질 만큼 익숙한 디자인이다.

학생수첩을 색인해 본 결과 파란색 학생수첩도 볼 수 있었다. 1999년도 학생수첩은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다. 현재 학생수첩보다 2배정도 크고, 내지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그러나 2000년부터 다시 본래의 학생수첩 디자인으로 돌아갔다고. 학생복지센터 이경옥 직원은 “당시 99년도 총학생회에서 특별하게 디자인을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학생수첩은 졸업 후에도 동창생들에게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는다. 양정례씨는 “학생수첩을 보관하고 가끔 꺼내 보며 대학시절을 회상했었다”며 학생수첩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경옥(체육·80년졸)씨는 “과거에는 학생수첩만 보고도 학교 사정을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좋았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 학생수첩은 찬송가와 주기도문도 포함돼 있다. 또 총학생회가 제작한 1년 계획 및 학내 정보도 찾을 수 있다. 특히 학생문화관 앞 숲에 있는 ‘열사목’을 소개하는 페이지가 눈에 띈다. 열사목은 고 최명아·김주리·박경희 선배를 기리는 나무다. 지난 학기 본지에서 우리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학생수첩을 통해 열사목 등 교내 유물을 알게 됐다는 답이 10%나 됐다. 타 3개 대학은 모두 0%인데 반해 대조적인 결과다.

재학생들에게도 학생수첩은 유용하다. 강기래(환경·06)씨는 가볍고 학교일정이 적절히 들어가 있는 학생수첩을 애용하고 있다. 그는 “구매할 수 있는 수첩보다 예쁘진 않지만 작고 실용적이라 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 이화 동창의 빨간색 동창 수첩

이화의 수첩은 녹색에서 끝이 아니다. 졸업한 이화인은 빨간색 동창수첩을 사용한다. 장근희(기독교·71년졸)씨는 “빨간 동창수첩은 이화를 나왔다는 자부심이 묻어나요” 라며 동창 수첩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동창수첩은 본교를 졸업한 사람들에게 소속감을 준다. 장근희씨는 “길에서 빨간 동창수첩은 만나면 이화 출신임을 알아볼 수 있어요”라며 동창수첩이 이화를 나온 사람들에게 주는 연결고리라고 밝혔다.

“동창 수첩에 스케줄 적으며 지금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우경숙(약학·72년졸)씨는 졸업이후 30여 년간 동창수첩을 쓰고 있다. 동창수첩에는 총동창회 및 이화 연혁과 역대 임원 전화번호·동창회장 전화번호·올해의 이화인 등 학교 소식이 담겨있다. 박광숙(조소·74년졸)씨는 “동창회에 등록하지 않은 친구들에게 동창 수첩을 선물해 주면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박혜숙씨는 “우리 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사람들도 빨간 동창 수첩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며 수첩을 통해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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