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 나오자 음악이 연주된다. 무용수들은 격정적으로 팔을 휘두르고 바닥에 미끄러지기도 하며 쉴새없이 몸을 움직인다. 단 한번의 연습도 없이 순간적으로 나온 즉흥 공연이다.

우리 학교 예술대학·일반대학원(음악대학·무용학과·조형예술대학) 학생들과 뉴질랜드 째즈그룹‘레퍼쟈나스(Lippazanas)’가 지난 6일(목) 오후7시 음악대학 국악연주실에서 즉흥 합동 공연을 선보였다.

우리학교 학생 19명과 레퍼쟈나스의 합동 공연이 진행됐다. 조형예술대학 학생들은 직접 만든 영상을 앞뒤로 계속 반복하여 틀어줘서 화려한 화면을 연출했다. 음악대학 학생들은 영상에 맞춰 레퍼쟈나스 멤버들과 함께 경쾌하고 빠른 비트의 음악을 연주했다. 무대 가운데에서는 영상과 음악에 맞춰 무용을 전공한 학생들의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즉흥 공연은 공연 도중 영상이 잠시 나오지 않았을 때 그 빛을 발휘했다. 공연 시작 후 약 7분이 지났을 때, 영상이 나오지 않아 무대가 어둠속에 가려졌다. 그러나 음악 연주자들은 마치 미리 준비했던 것처럼 대처했다. 즉흥적으로 산속의 고요한 밤을 떠올리게 하는 동물울음 소리 등을 만들어 내며 자연스럽게 공연을 이어갔다.

이 날 레퍼쟈나스는 단독 공연도 선보였다. 무대 벽에는 최유미·유현정(영상디자인전공) 교수가 준비한 물·불 등이 추상적으로 움직이는 영상이 비춰졌다. 이 영상을 보며 레퍼쟈나스는 클라리넷·색소폰·드럼 등을 이용해 영상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불길이 치솟는 영상이 나오자 현란한 베이스 클라리넷 소리가 공연장을 울렸다. 타악기로‘불에 타서 부러지는 나무 소리’를 연주해냈다.

각 예술 분야 학생들이 합동 즉흥 공연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연은 영상디자인과 최유미 디자인학부장이 총괄을 맡았다. 그는 “현재 음악·무용·미술을 한데 어우르는 새로운 예술 분야가 대두되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레퍼쟈나스멤버 캘리 최(Kelly Choi)씨는 공연 후 “즉흥공연을 처음 설명했을 때 학생들이 어려워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실력과 기량이 워낙 뛰어나서 금방 받아들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공연에 참여한 박혜온(한국음악·05)씨는 “음악뿐만 아니라 무용과 영상까지 자유롭게 어우러질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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