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려한 휴가' 김지훈 감독과의 대화

“영어에만 매달리지 말고, 역사의식을 갖고 살아가는 지성인이 되십시오.”

영화 ‘화려한 휴가’의 김지훈 감독이 6일(목) 인문관 111호에서 ‘역사의 ‘화려한 휴가’:김지훈 감독과의 대화’란 주제로 열린 강좌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병준 교수(사학과)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강좌에서 김 감독은 대학생이 갖춰야 할 역사의식에 대해 강연했다.

김 감독은 역사의식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타잔 경영론’을 예로 들었다. 그는 타잔은 강한 체력 등 여러 성공 요인을 가졌음에도 문명세계 속에서 자신만의 역사를 만들지 못해 실패했다며 “눈앞의 현실에만 급급해하지 말고, 역사의식을 갖고 살아갈 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연도와 사건을 나열하는 역사 대신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역사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사란 개개인이 모여서 이루는 것이므로 더는 ‘몇 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에 초점이 맞춰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강연이 끝난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강좌에 참석한 한 학생이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5·18에 대한 배경설명이 부족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했다.

김 감독은 배경설명을 하게 되면 영화의 50분가량이 사실을 보여주는 데만 쓰인다며 “역사 밖의 인물이던 평범한 시민들이 갑자기 역사의 주인공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강좌에 참여한 김민정(사학·07)씨는 “영화가 5·18의 의의를 뚜렷하게 표현하기보다 그 현장을 감각적으로 보여주기만 한다는 비평이 많았는데 오늘 강연을 들으니 오히려 관객에게 판단 기회를 준 ‘열린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역사교양강좌는 우리 학교 사학과와 이화사학연구소의 공동주최로 이뤄졌다. 이 날 강연은 사학과 학생, 교수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조지형 교수(사학과)는 "대학은 교실을 벗어나 대중매체를 통해 다뤄지고 있는 역사도 끌어안고, 학생으로 하여금 지성인으로서 역사의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역사교양강좌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최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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