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작가전>을 보고

 

  제 1회 「서울·경기 청년문학대동제」행사의 일환인 「청년문화미술전」이 1일부터 7일까지 대학로와 「금강」두 곳에서 전시되었다. 예술마당 「금강」에서는 통일, 반전·반핵을 주제로 하여 기존의 미술계 청년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했고, 대학로에서는 개인차원이 아닌 각 미술대학써클인 「청년 미술공동체」, 「가는패」의 걸개, 판화의 매체를 가지고 가두전으로 전시되었다. 


  우선 금강에서 전시된 작품들은 판화, 유화작품이 주류를 이루었으며 이 가운데 특이할만한 것은 일러스트의 기법을 가미한 박광흠의 「성조기여 영원하라」였다. 또한 일러스트효과를 이용한 반면 전통적 민화형식이나 족자형식을 독창적으로 개발해서 정치적 상황을 접맥시킨 신인수의 「반제」는 찢어진 성조기위에 전통적인 호랑이를 묘사한 것이 이채로왔고, 이기정은 탱화속에 나오는 관세음보살상을 집어넣어 민중의 구원자로 상징화시키고 있다.


  유화작품은 약 다섯점 정도로 전시되었는데 캔버스천뿐만 아니라 골판지에 유화를 그림으로써 특이한 맛을 살려낸 이수남의 작품이나 포스터의 정확도를 요하는 이인철의 판화들도 눈에 띄었다.


  가장 오래도록 시선을 고정시킨 것은 남궁산의 다색으로 찍어낸 「봄처녀」였다.

다른 작품들도 좋았지만 이 작품은 누가보아도 좋아할 수 있도록 소박한 판화의 선과 색이 다정다감함을 느끼게 해준다. 한복을 입고 있는 처녀가 밝고 희망차게 환한 웃음을 짓고 있으며, 그 뒤에는 진달래와 개나리싹을 배경으로 간략하게 처리했다.

여기에 전시되어진 작품들은 크기가 크지 않은 개인작품으로 이제까지의 내용적 면을 강조한 것에서 벗어나 내용과 형식이 잘 맞물려 있었다.


  대학로의 가두전에 전시된 작품중 흥미를 끄는 것은 판화매체를 이용한 용도있는 그림이라는 것이다. 즉 전통양식인 부적, 통일을 영원하는 부적, 짭새쫓는 부적등 우리의 바램을 담은 것이고 또한 달력, 전래동하의 내용을 변형시킨 이야기식 그림은 재미난 착상이었다. 이곳의 작품들은 「금강」에서 전시되어진 작품만큼 질적으로 뛰어나지는 않지만 잘못된 미술관의 관점을 타파하고 자기정체감을 극복한 공동창작물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이번 기회는 미술대학생들에게 단순한 미적 감상의 차원에서 벗어나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청년문화미술전은 작품의 특성을 잘 살려 실내와 노천이라는 장소를 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은 소량의 출품으로 일관된 전시효과를 이용하지 못한 것 같다. 그리고 좀 더 많은 미술단체가 참가하여 다종다양한 작품들이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창작작품에 있어 미술인의 최대 과제중인 하나인 판에 박힌 듯한 표현방법, 즉 좀 더 판화의 선이나 걸개에 쓰이는 선에 있어서 단순한 판화의 선에서 탈피하여 세밀함과 정교한 선, 입체적 묘사구도에서의 설명식으로 나열된 구도가 아닌 함축되어진 시적 구도와 판화, 걸개뿐만이 아니라 조소, 공예, 포스터등의 매체개발은 아직도 많이 노력되어져야 할 것이다.


  청년문화미술전을 보면서 이 땅에서 존재하는 미술의 이념 즉, 민족미술은 일정한 사조의 틀이 아닌 당위적인 과제로서의 민족, 자주, 통일문화를 위해 올바르게 붓을 쥐는 자세가 필요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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