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미(기독교학과1)


“승리의 모습으로 당당히 서실 것을 확신합니다. 힘내세요!”

 

선생님.

스승의 날에 선생님께 달아드린 빨간 카네이션과 「스승의 은혜」를 불러 드렸을 때 그렇게도 쑥스러워 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데, 문득 신문에서「전국 교직원노동조합」에 관한 기사와 함께 선생님의 가입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놀랍고 불안하게만 느껴졌지만 왜곡된 교육 현실 속에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선생님이 마음을 이해하고부터는 선생님이 한없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항상 왜곡된 교육현실을 괴로워하셨고, 저희들에게 바른 인간교육과 더 없는 사랑을 심어주셨습니다.

단순히 지식만을 전달하기보다는 올바른 하나의 인격체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바른 가치관을 심어주시고 사회의 잘못된 부분들에 대해함께 생각해보도록 배려하셨던 선생님의 가르침이 대학생이 된 지금 더욱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학교교육이 교육주체에 의해 교육문제들을 해결해나가지 못하고, 종속적 경제구조와 민족분단이라는 사회적 모순들을 은폐시키기 위한 지배이데올로기의 대변자로 전락해버렸던 지난날을 청산하고 더 이상 권력의 도구이기를 거부하신 선생님들의 몸짓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필연적인 시도입니다.

그런데도, 선생님들이 참교육 하겠다고 힘을 모은 것이 어째서 불법으로 매도되어야 하는지, 우리를 위해 앞장서신 선생님들이 어째서 부당한 파면과 직위해제를 당하셔야 하는지 명백한 진실을 외면하려는 오늘의 상황이 안타깝고 어이없게 느껴집니다.

 

조금은 나약하고 힘없이 보이셨던 선생님들이 「전교조」를 결성하여 힘차게 일어나신 것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잘못된 부분은 잘못되었다고 과감히 지적하며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부패하기 전에「개선할 것은 깨끗이 개선하자」는 선생님들의 뜻에 동의와 함께 아낌없는 존경을 드립니다.

 

우리는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비록 지금은 선생님들의 의지가 많은 방해와 탄압 속에 있지만 진실이 반드시 밝혀져서 당당한 승리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서실 것을 확신합니다. 힘  내세요! 선생님.

 

선생님을 존경하는 제자올림


 

 

 

김효곤(명지고 교사)

“참교육의 열정이 남아있는 한 인간답게 살날은 멀지 않았다”

 

글 고맙구나.

올여름은 어느 해 보다도 무덥고 지루할듯하다. 꼭 날씨 때문은 아니다. 우리 교사들은 이 여름에 참교육이라는 소박한 꿈을 이루기 위해, 한치의 타협도 없는 무자비한 공권력의 전면공세에 맞서 싸워야 하는 것이다.

불현듯 교단생활 10년이 되새겨 된다. 너희들과 눈길이 마주치는 것조차 어색해서 창밖을 내다보며 수업을 하던 초년병시절-나는 아주 소박한 꿈을 가진 평범한 교사였다.

 

모든 사람이 다 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 그것을 교육을 통해 이룰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너희들에게 나의 뜻을 전하고자 애를 썼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만신창이 교육현실에서 나도 점차 그에 묻혀버려 애초에 가졌던 꿈을 그저 꿈으로 돌린 채 현실에 안주하기 시작했다. 「눈치껏 적당히 살아가기」한 오년쯤 지났을 때-나의 살아가는 방식은 바로그것이었다.

 

그러나 85년의「민중교육」지 사건, 86년의「교육민주화선언」등으로 이어졌던 양심적 교사들이 피맺힌 목소리는 잠들어 있던 나를 흔들어 일으켰다. 결국 나도 그간의 부끄러움을 떨치고 일어나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전교협이 결성되고 진정한 교육과 그를 위해 교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알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의 힘에는 한계가 있었다. 우리가 아무리 목청을 높여도 공헌한 메아리 일뿐 이제 우리는 새로운 각오로 다시 뭉치게 되었다.

실질적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강한조직-그것이 바로「교직원노조」였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다. 현 정권은 우리의 바른 주장을 자신들의 정권유지에 결정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무차별 공격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이제 나는 교단에서 쫓겨나야 할지도 모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거두어 들 일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가슴에 이미 새겨진 참된 교육에의 열정이 그대로 남아 있는 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새날은 멀지 않을 것이다. 불안해하지 말고 그날을 향해 꿋꿋이 걸어가는 선생님들에게 박수를 보내다오. 더운 날이다. 늘 건강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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