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거부하는 법은 지킬가치 없어"
"인권 거부하는 법은 지킬가치 없어"
  • 이대학보
  • 승인 198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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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드브루흐의 법철학」

라드브루흐는 1878년에 태어나 세계양차 대전과 나치의 독재를 체험하고, 1949년에 생을마친 독일의 위대한 법사상가이다. 그와 우리 시대의 간격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독일 뿐 아니라 세계 각처에서 그의 사상에 관한 책이 번역되어 소개되고 있으며, 독일은 1987년부터 20권에 걸친 라드브루흐의 책을 전집으로 발행할 계획으로 제1권을 출판해 냈으며, 일본은 독일에 앞서 라드브루흐의 전집을 1960년에서 1967년에 걸쳐 11권으로 번역해서 완성해 냈다.

현대 법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라드브루흐의 저서가 우리나라에도 여러권 번역되어 나와 있는데, 그중 이번에 새로 나온「라드브루흐의 법철학」은 에릭 볼프, 칼 엥기쉬, 아르투어 카우프만, 르네 마르치츠등 오늘날 법철학의 거장들이 쓴 라드브루흐에 관한 논문들을 편집하여 번역한 책으로서, 라드브루흐의 법철학을 큰 부담없이 전체적으로 파악할수 있는 책이다. 편역자인 박은정교수(법학과)는 책 머리에서「우리 법학계에도 라드브루흐에 대해 어느 정도 객관적인 안목을 갖도록 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이른바 라드브루흐 평전이 나올때가 되었다고 판단된다」고 쓰고 있다.

또 「라드브루흐는 생의 마지막 10년을, 불법이 남긴 엄청난 상흔을 의식하면서 무엇보다도 법과 불법사이의 명확한 경계를 근거짓고자 분투했다. 그의 분투는 지금 우리에게그리고 우리사회에 참으로 가르쳐주는 바가많다. 상대쥐의를 버리지 않으면서도 법에 합당한 내용적 정당성을 얻기위한 길을 모색함은 실로 글의 전생애를 동반한 과제였다」고 밝히고 있다. 인권침해가 법의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라드브루흐의 법철학사상의 모토는 「인권사상」이고, 그가 법의 내용적 정당성을 추구했다는것은 우리에게 그의 사상에 공감을 갖게 한다.

그러나 라드브루흐에 대하여 상반되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본서는 라드브루흐의 사상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글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본서에 수록되어 있는 한스 페터 슈나이더의 「현대법철학에 미친 라드브루흐의 영향」이라는 글에서는 「라드브루흐 에대한 비판은 오늘날 퇴조하고 있고, 이제는 전면적인 거부 보다는 이런 저런 다양한 관찰 방법이 점점 대두되고 있다」고 쓰고 있다. 그러나 라드브루흐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위해서 그와 대치되는 관점의 글들도 접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라드브루흐의 법철학이 우리사회에 끼칠 수 있는 영향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
라드브루흐의 법철학에 대한 평가에서 논의되는 문제점 중의 하나가 그의 법철학 사상이 일관성을 취하고 있는가 아니면 1945년 이후 그의 사상은 이전의 사상과 단절되고 본질적 변화를 나타내느냐하는 문제이다 .본서의 글들은 모두 그의 법사상의 일관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가 법설증주의자에서 자연법론자로 전향한 것이 아니고, 라드브루흐의 저술 전체에 걸쳐 ㄴ버실증주의의 한계문제와 설정법의 초실정적 평가문제는 나타나지만 그의 사상의 마지막단계에서 이 문제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하고 있다. 실정법에 대한 「초실정적 평가」문제에서 라드브루흐에 의하면 정당한 법에 대한 새로운 이론, 실질적 정의 원리의 총괄개념으로 초실정적 법이 나타나 있다.

「법률이 정의에로의 의지를 의식적으로 부인한다면,  예를 들어 인권을 자의에 따라 허락하기도 하고 거부하기도 한다면, 이 법률은 가치가 없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이법에 복종할 책임이 없다. 그렇다면 법룰가들 역시 그 법률에 대해서 법으로서의 성격을 거부할 용기를 가져하 한다」고 하면서 라드브루흐는 초실정적 법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초실정적 법이 구체화 되는 사회적 형태를「법관 계층」으로 보고, 법관은 합목적성보다 정의의 시종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법관이 이러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법관계층의 전정한 독립성이 필요한데, 이러한 독립성은 깊이 있는 교육을 통해 공동의 신념과 공동의 고백속에서 법률 이론의 원리들이 정의의 수호를 위해서 사용하게 될때 실현된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법관 계층」에 대하여 라드브루흐는 지나치게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며, 초법률적 법의 실현을 역사속에서 볼때 대중운동에 의하여 주장되고 실현되어 왔으며, 투쟁속에서 쟁취되어 왔다.

그러나 「법관 계층」의 임구에 초법률적 법을 실현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한 것은 고무할만 하다. 라드브루흐의 법사상중 대중적 오해를 불러 일으킨 것이 그의 상대주의 사상이다.

그러나 그이 상대주의는 불가지론이 아니며, 무가치를 주장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상대주의 사상도 상대화 되어야 하기에, 그의 상대주의는 절대적 상대주의와 구별되며, 적극적 상대주의인 것이다.

「정의를 실질 내용으로 채우고자 하는 노력은 자칫 어느 한 이데올로기를 정치적으로 절대화시키는 기도로 빠질 수 있다는 뜻에선 소수와 다수의 공존체계의 개념적 전제로 필요했던 것이 상대주의 였으며 상대주의 사상은 자칫하면 가치관 경쟁의 공평성이 보장되지 못하는 현실에서 지배자의 논리로 역이용 당할 약점이 있다.

그는 가치 상대주의를 주장했지만, 자신의 세계관 결단에 주저함이 없이 「사회주의」를 고백했다. 계급법비판에 대해서는 마르크스와 일치하지만, 법의 자기 발전 법칙을 안정한 점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라드브루흐의 사상에 대한 단순한 소개에서, 이번 책을 계기로 그의 평전이 나왔다. 앞으로 그의 사상이 우리현실에서 어떻게 수용되고 적용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과제로 남는다.

엄순영 (대학원 법학과 1학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