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매체의 활성화, 여성운동의 발전으로 가능
여성매체의 활성화, 여성운동의 발전으로 가능
  • 특집부
  • 승인 1989.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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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여성단치의 기관지와 신문을 평가해본다
 매달 여성을 상대로 나오는 잡지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그 수가 많다.
 그 많은 잡지들은 대개 연예인 가십이나 고발성 기사, 폭로성 기사로 가득해 문제의 본질접근은 회피한 채 단지 현상에만 흥미를 끌어 내용면에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또, 여성의 성상품화를 부채질하는 광고들의 남발은 남녀불평등의식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가 되는 것은 그러한 기존매체들이 내세우는 여성관과 그 파급력이다. 판매부수를 무시할 수 없는 기존 여성매체들이 제시하는 여성상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안주하여 살아가는 소위「현모양처」형 여성상이다. 그런데 이러한 시각은 여성단체들이나 여성문제에 관심있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이유는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하는 여성들을 체제복종형·의존형 여성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의 잘못된 여성관을 타파하고 보다 건강한 여성상을 제시해주고자 나온 매체중의 하나가 여성신문이다. 85년 10월 창간된 여성신문은 처음 여성사회연구회에서 격주간으로 발간하는 기관지였다. 따라서 그 성격도 보다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여성문제들이나 이론들을 심도 깊게 다루었다. 그러나 88년 12월 주간지로 바뀌고 유가지가 되면서 대중매체로 정착한 여성신문은 그 성격에 있어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즉, 독자가 신문을 구독할 경제적 능력이 있는 중산층 여성으로 좁혀지면서 대중의 정서에 맞는 내용들로 채워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처음의 목표인 여성의 인간화, 즉 자기일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남성과 동등하게 살아가는 여성상의 정립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전달방법이 독자의 수준과 정서에 맞는 표현법으로 바뀐 것이다.
 즉, 여성문제라는 용어조차 낯설은 여성들을 하나씩 의식화시켜 나가야만 여성운동도 가능하리라는 판단하에 우선은 보다 많은 여성에게 계몽과 교육을 해내 그 여성들을 여성운동 전선에 끌어내려는 것이다. 그렇기에 용어의 선택이나 그 표현방법을 좀 더 쉽고 우회적으로 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놨다. 또한 내용도 기존의 심층적 문제들을 다루던 것을 피해 여성문제란 무엇인가라는 기본적 여성학강좌나 생활속에서 어떻게 남성과 평등을 이루어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는 란, 중산층주부들의 관심이 높은 소비자문제나 공해문제와 더불어 여성단체들의 소식 등으로 체워진다.
 이러한 여성신문의 위상에 대해 이계경씨(여성신문사 사장)는『여성신문은 여성들의 의식화와 교육문제를 담보하며 또한 여성단체들의 활동을 기동성있게 알려주는 정보매체의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여성신문이 다계층 여성들의 대변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즉, 여성신문의 주된 독자인 중사나층 여성에게 계몽지의 역할은 하고 있으나, 기층여성 문제들에 대한 접근은 소홀하다.
 따라서 이러한 여성신문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것들로 여성단체들에서 나오는 기관지들을 들 수 있다.
 현재 여성단체들에서 나오는 기관지로는 한국여성운동단체연합(이하 여연)의「민주여성」, 한국여성노동자회(이하 여노)의「일하는 여성」, 여성민우회(이하 여민)의「함께 가는 여성」, 여성의 전화(이하 여전)의「베틀」을 들 수 있다.
 이 기관지들은 단체의 성격에 따라 기관지를 받아 보는 독자층이 거의 명확해 각각 계층이 다른 여성들의 요구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여성신문과는 차별성을 나타낸다.
 이들 각각의 성격 중 여연에서 나오는「민주여성」은 독자를 여연회원과 여성운동에 관심있는 여성으로 잡고 있다. 여연은 여성단체들의 연합으로서 여성운동의 새로운 이론과 실천을 위한 방향을 설정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그렇기에「민주여성」은 여성운동의 올바른 방향을 사회변혁운동의 쟁점인 자주·민주·통일과 어떻게 결합시킬 것인가라는 문제와 사회문제를 여성운동에서 바라보는 입장표명, 타여성단체들의 활동과 동향을 총괄적으로 알리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한다. 이같은 여성문제의 독자성강조는 최근의 시도로서 초창기 1~4호까지는 정치지향적 선전지로서 여성운동지라는 성격은 사실상 모호했다. 그러나 이의 극복을 위해 나온 5,6호에서는 정치사상적 흐름을 여성운동측면에서 바라보며 여성의 정서에 맞는 기관지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렇지만「민주여성」은 기동성부족으로 현장에서 일어나는 여성운동의 현황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과제로는 현장성을 살리는 것과 좀 더 대중과 밀접한 정론의 제시, 독자의 참여를 넓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여노는 생산직여성노동자들의 운동단체이므로「일하는 여성」을 받아보자는 독자 또한 노조활동을 하는 선진생산직여성노동자이다.
「일하는 여성」이 창간된 것은 87년 말로 초기에는 조직의 선전을 위해 발간되었다. 현재는 월간으로 발행되는「일하는 여성」의 발행취지는「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했으나 오히려 여성문제를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고 있는 여성노동자들을 노동운동에로 추동해내기 위해서」였다. 즉, 이념적 도구로써 투쟁의 정당성을 홍보해내고 또한 투쟁사례의 소개로서 타지역에서의 투쟁을 추동해내는 것이「일하는 여성」의 역할이다.
 이러한「일하는 여성」의 내용은 여성문제라는 특수성에서 바라보는 노동문제교육란, 임금 차별 등 현장에서 나타나는 남녀불평등문제 고찰, 타노조탐방 등이다.
 그러나 현재「일하는 여성」이 안고 있는 문제는 전국의 유일한 생산직 여성의 매체이면서도 사실상 서울의 사업만을 알릴 뿐, 지역사업과는 결합이 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점과 아직은 조직역량의 미비로 배포망이 좁다는 점이다.
 따라서 지역에서 맞는 지역여노의 기관지발행은 시급한 문제라 하겠다.
 한편, 여민에서 87년 9월 창간호를 낸「함께가는 여성」은 처음 그 대상을 사무직·생산직여성, 주부·청년으로 잡고 있었다. 그러나 한정된 지면에서 모든 계층의 여성문제를 다루는 것이 무리였고 또한 여민의 주된 사업이 주부들의 의식화 및 조직화 그리고 사무직 여성의 조직화가 되면서「함께가는 여성」또한 그 대상이 축소되었다.
 현재는 여민회원과 신문회원 중심으로 배포가 이루어지는데 발간 목적은 왜곡된 여성상을 타파하고 진취적이며 자주적이고 올바른 여성으로 교육하고 선전하는 것, 그리고 사회문제의 여론화 작업이다.
 이러한「함께 가는 여성」에서 주로 다루는 내용은 교육이나 소비자 문제, 직장 내 폭력추방문제, 그리고 생활속에서의 실천문제 등이다.
 그러나「함께 가는 여성」은 다양한 계층의 문제를 싣지 못해 타 여성계층과의 연대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는 것과 배포망취약, 재정적 어려움의 문제 등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여전의「베틀」은 독자를 주부와 사무직 여성으로 본다는 점에서 여민과 같으나 그 내용에서는 약간의 차별성을 보인다. 이는 여전의 사업활동 특이성과도 관계를 가진다. 즉, 여전은 주로 전화를 통해 여성의 문제를 상담하는 조직이다.
 그러므로「베틀」의 주 내용도 개별상담에서 나온 내용을 통해 사무직 여성들의 조직화사례를 발굴하고 알리는 것이다. 이러한 사업에 대해 박수선씨(「배틀」지 홍보간사)는『결국 여성문제는 사회구조문제와 깊은 연관을 맺으므로 전화 상담을 통해 개별의식을 강화시키는 것뿐 아니라 베틀지를 통해 여성문제를 전체여론화하고 함께 투쟁에 동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베틀」또한「함께 가는 여성」과 비슷한 문제를 알고 있다. 이렇듯 독자층을 함께 하는 두 기관지의 공통된 문제는 두 단체의 독자적 발전 후 통합으로써 더욱 단단하게 대중을 하나로 모아나감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각 기관지들은 대체로 동일한 목표와 비슷한 문제점들을 알고 있다.
 즉 대체로 월간지이므로 시기적절하게 정치적 문제들을 다룰 수 없다는 점, 대중적 기반이 간고하지 못하다는 점, 재정적 지원이 불충분하다는 점, 타단체와의 연대가 부족하다는 점 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들의 타개는 궁극적으로 여성운동의 발전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즉, 기관지만의 독자적 발전은 기대할 수 없고, 오직 여성운동단체들이 발전해 나가야만 내용의 다양성이나 선진지로서의 역할도 해낼 수 있는 것이다.
 결국 현재 기관지가 안고 있는 난관의 극복은 실천속에서 검증받을 수 있는 이론의 끊임없는 창출과 이를 통한 여성운동의 질적 발전을 통해 간으할 것이다. 또한 여성문제에 대한 논의구조의 활성화를 통한 각 여성단체의 연대와 이의 활자화도 중요한 과제라 할 것이다.
 결국 여성기관지들이 가고 있는 길은 여성해방의 한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