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제 명물~!

‘외우라, 그러면 먹을 것이다’ 지난 21일(월) 학관 앞 비탈 잔디에서 ‘이색 장터’가 열렸다.

동아리·과행사로만 여겨졌던 장터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타난 사람은 다름 아닌 백소영 교수(기독교 학과)다. ‘기독교와 세계’·‘기독교와 현대문화’를 강의하는 백 교수가 축제를 맞아 수강생들과 함께 ‘야외수업’을 마련한 것이다.

축제 장터의 단골 메뉴인 김치전·순대볶음·떡꼬치의 가격은 0원. 대신 성경 한 구절을 외워야 받을 수 있는 ‘참 잘했어요’ 도장이 음식을 받을 수 있는 식권 역할을 했다.

“어림잡아 총 500명은 먹은 것 같아요. 음식값이 공짜라 밑지는 장사였지만 기분만은 좋았죠” 백 교수는 3주 전부터 온라인 강의실을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장터를 준비했다. 그는 이번 장터를 통해 ‘기독교와 현대문화’과목에서 강조했던 자발적 나눔을 직접 실천했다. 또 학생들에게 성경 구절을 외우게 함으로써 ‘기독교와 세계’과목과도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이날 장터 운영에 교대로 참여한 수강생들은 총 50여 명이었다. 김치전 부치기·순대 썰기·성경 구절 암송 확인 등 적재적소에 배치된 수강생들은 백 교수와 함께 장터를 꾸렸다. 그 중 유정현(영문·06)씨는 김치전에 사용할 김치를 고향에서 공수해 올만큼 열의를 보였다. 그는 “수업시간에 배운 것을 직접 실천하는 기회가 돼 뿌듯했다”며 장터가 성황리에 마친 것을 기뻐했다.  순대볶음 요리에 참여했던 유수정(불문·06)씨는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끼리 소속감을 느낄 수 있었던 기회였다”며 “매 축제마다 이 같은 행사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터에 들른 학생들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신혜림(영문·06)씨는 “기독교 전파가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학생들이 거부감 없이 참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성경구절 외우는 것을 확인하는 임무를 맡았던 최초희(인문·07)씨도 “성경 말씀이 너무 좋다며 성경 구절이 적힌 쪽지를 가져가는 학생들도 있었다. 학생들 반응이 좋아서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경을 외우기 싫으니 돈을 받고 팔라’고 요구한 학생도 있었다. 백 교수는 “조심스레 취지를 설명했지만 끝내 등을 돌리고 가버린 학생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며 당황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초여름 날씨를 방불케 했던 뜨거운 햇볕에도 불구하고 장터는 신나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백 교수는 “대학 동기 두 명과 대학원 조교, 이전에 수강했던 학생들도 함께 참여해 즐거웠다”며 “뜨거운 햇살 때문에 힘들었을 텐데 끝까지 참여해준 학생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장터가 ‘즐김’보다는 ‘의미’에 중점을 둔 행사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기회가 된다면 학교 근처·무의탁노인들이 계신 곳 등으로 ‘찾아가는’ 장터를 마련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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