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외래어, 알고 씁시다!

‘라 네즈’ 역시 ‘라끄 베르’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만든 화장품 상표다. 여기서 라(la)는 여성 단수 정관사이고, 네주(neige)는 ‘눈’이라는 뜻의 명사다. 이 단어를 흔히 ‘라 네즈’라고 표기하고 발음하는데, 정확한 발음은 ‘라 네주’다. 사람들 중에는 [즈]나 [주]나 그게 그거지 뭐 큰 차이가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란 그런 게 아니다. 한국어에서 [아]와 [어]가 다르듯이 불어에서 [즈]와 [주]는 분명 다르다. 실제로 [-주]하고 입술을 오므리고 앞으로 내밀며 발음해 보라. 분명히 느낌이 다를 것이다. 네주(neige)의 어원을 살펴보면, 이 단어는 라틴어 nix, nivis에서 유래하였고 14세기 초부터 ‘눈’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라 네주’가 화장품 상표 이전에 한국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은 프랑스 가수 아다모(S. Adamo)의 ‘똥블 라 네주(Tombe la neige, 눈이 내리네)’라는 샹쏭 때문이다. 여기에서 똥브(tombe)는 똥베(tomber, 떨어지다)의 3인칭 단수 현재형으로, 주어 라 네주(la neige)의 동사다. 재미있는 사실은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는 이 아다모라는 가수와 그의 노래 ‘똥블 라 네주’는 정작 프랑스에서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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