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의 명문, 북경대에 가다

15일(금) 오전7시. 북경대의 아침은 분주하다. 학생들은 자전거를 타고 부지런히 등교 중이고 북경대를 대표하는 호수 미명호에는 운동하는 학생들과 주민들로 가득하다. 북경대에서 유학 중인 박수연(법·2)씨도 오전8시에 시작하는 1교시 수업 준비에 바쁘다. 기숙사를 바삐 나서는 그를 따라 북경대 체험을 시작했다.

첫 수업은 헌법시간이다. 수업 시작 20분 전인데도 절반이 넘는 자리가 찼다. 아줌마·아저씨들의 모습도 많이 보인다. 중국에서 헌법 강의로 유명한 청시리앙 교수의 수업을 듣고자 외부인들이 청강하러 온 것이다. 이런 현상은 북경대에서는 자연스런 일이다.“수업 시간에 조금 늦었더니 아줌마·아저씨들이 자리를 모두 차지해 교실 뒤편에 서서 수업을 들은 적도 있어요.”수연씨가 서둘러 자리를 맡으며 말했다. 수업은 학생들과 교수의 질의응답이 자주 오가는 활발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북경대 학생들은 모르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않아요. 모르는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질문하죠” 강의실을 나서자 건물 앞에 즐비해 있던 자전거들이 하나 둘 씩 사라진다. 2만평의 넓은 평지를 공강시간 20분 안에 이동하기 위해서는 자전거가 필수품이다.

수업이 끝난 6시. 수연씨는 동아리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학교 내 커피숍으로 향했다. 북경대에는 170여개의 동아리가 있다.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동아리까지 합하면 그 개수는 200개가 넘는다. 수연씨는 법학과 내 토론동아리에 속해 있다. “요즘에는 한·미 FTA, 국가보안법 등 한국 시사와 관련된 주제들이 주로 논의돼요. 한국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를 볼 수 있죠” 이날도 학생들은 ‘한·중 도시화’를 주제로 진지한 토론을 나눴다. 중국의 도시 발전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중국 학생들이 문제점을 날카롭게 비판하기 시작한다. 곽억(법·2)씨는 “중국의 도시화는 아직 멀었다”며 “북경과 같은 대도시는 발전하고 있지만 낙후된 다른 지역까지 균형적으로 발전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수연씨는 북한학생들과의 토론회를 주선하기도 했다. “북한학생들과 국가보안법에 대해 토론하고 싶었는데 북한 대사관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아 무산됐어요” 현재 국비장학생으로 북경대에서 공부하고 있던 북한 학생들은 모두 본국으로 돌아간 상태다.

북경대는 오후9시(12교시)까지 수업이 진행되며 토요일에도 수업이 있다. 토요일에 수업이 없는 수연씨는 다른 때보다 일찍 잠잘 준비에 들어간다. 중국인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며 4명이 한 방을 같이 쓴다. 외국인 학생들은 하숙·자취를 한다. 방이 남으면 수연씨처럼 외국인도 2명이 한 방을 쓰는 기숙사에서 생활할 수 있다.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북경대 학생들.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그들의 모습에서 중국 대륙을 움직이는 힘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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