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온 교환학생 여팡지 "이제 이화인 다 됐어요"
중국에서 온 교환학생 여팡지 "이제 이화인 다 됐어요"
  • 김혜윤 기자
  • 승인 2007.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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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주은진 기자
우리 학교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밥을 먹고, 담화를 즐기는 ‘남자 이화인’이 있다. 검은 머리·황색 피부, 한국인 보다 더 한국적인 외모를 지녔지만 그의 입에서는 ‘니하오’라는 말이 가장 먼저 나온다. 중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여팡지(YeFangZhi)를 24일(수), 국제기숙사 앞뜰에서 만났다. 

중국 푸지엔(Fujian) 지역의 샤먼(Xiamen)대학에 재학 중이던 여팡지는 작년 9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 왔다. 경제학도인 그가 한국, 그 중에서도 이화를 선택한 이유는 한국의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배우기 위해서다. “한국은 빠른 시간 내에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이뤘어요. 때문에 중국에서는 한국이 경제발전의 역할모델로 거론되죠.” 중국에서 우리 학교의 인지도가 높다는 점도 그의 선택에 한 몫 했다.

한국과 중국의 문화·생활방식이 거의 비슷하다고 말하는 그지만 이화와의 첫 만남은 ‘당황’ 그 자체였다. “이화사랑에 들어선 순간 정말 당황했어요. 이화사랑 안에 있던 모든 여자들의 시선이 한 순간에 저한테 쏠렸죠. ‘이곳이 여대구나’ 하는 생각이 확 들더라고요”

적극적이고 매사에 열정적인 이화인들의 모습도 그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대 친구들과 함께 노래방에 갔었는데 춤추며 활기차게 노래하는 자유분방함에 놀랐죠. 중앙도서관(중도)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중도에 처음 갔던 날 온 좌석을 가득 채우고, 늦게까지 공부하는 이화인들을 보고 많이 반성했죠”

이화에서의 생활도 어느새 9개월째. 그의 생활은 여느 이화인과 다를 것이 없다. 리포트를 쓰느라 밤을 새기도 하고,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위해 방과 후 조 모임도 갖는다. 시험 때는 매일 같이 중도를 찾는다.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지만 처음 리포트와 프레젠테이션 과제를 접했을 땐 정말 힘들었어요. 중국에서는 발표 수업·리포트가 없거든요. 시험으로 평가하는 것이 전부에요. 그러다 보니 학생들도 시험 기간에만 공부를 하죠. 미리부터 무언가를 준비하고 공부한다는 것이 많이 낯설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그는 파주 영어마을에서 열린 ‘제14회 범아시아 대학생 영어토론대회’에 참가한 경험을 꼽았다. 6일∼13일 열린 이 대회는 일본·중국·태국 등 아시아 15개국에서 온 600여명이 출전해 챔피언을 두고 경쟁하는 자리다. 여팡지는 ‘Ewha Dibating Association’에서 활동하며 이 대회를 준비해 왔다.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Ewha Dibating Association’ 친구들과 오랜 기간 함께 연습하고, 세계 각국에서 온 친구들과 경쟁할 수 있어서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약 2개월 후면 그는 중국으로 돌아간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한국을 찾고 싶어요. 그때는 연세대나 서울대에서 정치·경제를 계속 공부하고 싶어요” 이화에서의 추억을 발판 삼아 그와 한국과의 인연이 지속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