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김하영 기자
‘한미FTA 저격수’,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이 이화를 찾아 ‘한미 FTA가 체결에 반대해야 하는 이유’를 주제로 3시간 가량의 열띤 강연을 펼쳤다. 강연은 14일(월) 이화­포스코관 B161호에서 진행됐다.

‘연사발제-청중토론-정리발제’세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된 강연에서 심 의원은 “FTA는 무려 17배나 몸집이 큰 헤비급 권투선수와 벤텀급 권투선수가 자유매치를 하는 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FTA는 경쟁력·시장규모·경제력의 차이를 볼 때 우리나라에게 불리한 불균형 협상일 수밖에 없다”고 단정했다.

이어 강연의 핵심인 FTA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FTA는 WTO부터 시작된 한국 개방을 완성해 신자유주의라는 한 방향으로 치닫게 하는 것”이라며 “이로 인해 약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승자독식사회로 전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그는 동북아시아의 긴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 경제·무역 뿐 아니라 사회제도 전반이 미국화 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FTA 반대 이유로 들었다.

FTA협상을 이끌어 낸 노무현 정권에 대한 쓴소리도 있었다. “약값은 보건복지부·교육은 교육부· 스크린쿼터는 문화관광부 등 국가 전분야에 걸쳐 전반적으로 관련된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FTA는 국무회의에서조차 제대로 공론화·토론화 되지 못했었다”며 비판했다.    

강연 중 청중들의 토론시간이 마련되기도 했다. 토론에서는 FTA에 반대하는 학생 뿐 아니라 강연을 듣던 찬성 측 학생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해 열띤 분위기를 조성했다. 찬성 측 입장으로 토론에 참여했던 민지영(국제사무·05)씨는 “미국이 대세인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반대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FTA를 반대하는 입장의 토론자들은 한국보다 먼저 FTA를 맺은 맥시코 등의 부정적 결과를 사례로 들어가며 “FTA는 노동자·농민·서민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체결”이라는 목소리를 높혔다. 토론을 지켜본 심상정 의원은 “FTA 뿐 아니라 경제, 사회에 대한 지식과 고민이 많이 담긴 토론이라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강연을 찾은 김현지(사회·05)씨는 “막연히 FTA를 반대하는 입장이었는데 강연으로 인해 내 생각에 구체적인 논리와 근거를 찾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보예(언론·02)씨는 “언론보도 등으로 FTA를 접하면서 찬성쪽 입장을 많이 수용했었는데, 반대 측 의견을 듣는 과정에서 좀 더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강연을 주최한 민주노동당 이화여대 학생위원회 성지현 대표는 “찬성 측의 토론회·강연 등이 학내에 많이 알려졌는데 반대 측의 의견도 학생들에게 많이 알려질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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