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외래어, 알고 씁시다

요즘 미국에서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퇴임일까지 남은 날짜를 세는 ‘부시 카운트다운 시계’가 절찬리에 팔리고 있다고 한다. 특히 부시를 싫어하는 민주당원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퇴임일이 2년도 더 남은 마당에 이런 시계까지 나오는 걸 보면 부시 대통령의 레임덕(lame duck)도 이미 시작된 모양이다. 그런데 흔히 카운트다운이라고 하면 우주선이나 인공위성의 발사 장면을 떠 올리는 것 같다. 이 용어가 로켓 발사와 관련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첨단 과학계에서 시작한 것은 아니다. 이 용어를 만든 사람은 오스트리아 계 미국인 영화 감독 프리츠 랑(Fritz Lang, 1890-1976)이다. 1920년대 후반 랑은 초기 과학-공상 영화들 중 하나인 Woman in the Moon(1929)을 제작하고 있었다. 이 영화에서 결정적인 장면은 엄청나게 거대한 로켓을 발사하는 장면이다. 랑은 긴장감을 좀 더 고조시키기 위해 기존의 ‘one-two-three’를 정반대로 하기로 결정했다. 그 이후 과학자들은 그들의 결정적인 순간을 알릴 때 이 방법을 모방하게 되었다.

장한업 교수(불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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