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1~3층-강의실·스터디룸 등 교육 및 행정공간
지하 4층-공연예술극장·학생과장 등 문화공간

이화캠퍼스센터(ECC)의 내부 도면이 학생들에게 공개됨에 따라 도면을 놓고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총학생회(총학)와 동아리연합회(동연)가 학교에 문제제기하고 있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로 ECC 공간 배치의 폐쇄적 논의·ECC내 상업시설의 입점 가능성·학생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점이다.

4월16일(월) 학생문화관 302호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린 ECC 설명회를 통해 ECC 내부 도면(미확정)이 최초로 공개됐다. ECC 공사를 총괄하는 재무처에 따르면 ECC 내부 구조는 크게 교육 및 행정 공간(지하1·2·3층), 문화 복지 공간(지하4층), 주차 공간(지하5·6층)으로 구성된다.

지하 1·2층은 학생들을 위한 교육공간이다. 지하3층에는 대규모 행정공간이, 지하4층에는 각종 문화·편의시설이 들어선다. 지하1층에는 다양한 규모의 강의실이 들어서며, 영어 사용 구역인 글로벌 존(global zone)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이는 연세대의 글로벌 라운지와 같은 개념이다. 지하2층에는 1천2백명 정도가 수용 가능한 24시간 스터디룸이 조성될 계획이다. 지하1·2층의 최종배치 및 강의실 규모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지하3층은 △행정기관이 위치할 ‘웰컴센터’ △각종 행사에 사용될 회의공간인 ‘프레스 센터’ △24시간 스터디 룸으로 구성된다. 학생들이 자주 찾는 행정기관이 웰컴센터로 이전하게 된다.

지하4층은 문화 복지 공간으로 사용된다. △공연예술극장 △다목적 홀 △레스토랑 및 카페테리아 △300평 규모의 휘트니스 클럽 △학생극장과 학생 광장 △은행 등을 비롯한 각종 편의시설 및 문화복지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공연예술극장 및 학생극장은 지하4·5층에 걸쳐 조성된다. 지하5·6층은 주로 지하주차장으로 이용된다. 공연예술극장은 뮤지컬 전용 극장으로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 학생극장은 학생들의 공연을 위한 공간이며, 공연이 없는 날에 한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각종 전시 및 공연은 지하4층을 중심으로 열릴 예정이다.

공개된 도면은 공간의 용도와 위치만이 지정된 상태다. 공간의 최종배치 및 문화복지공간·편의시설 등에 들어설 구체적 시설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앞으로 학교 구성원들과의 논의를 통해 결정된다. 재무처 신경식 부처장은 “세부사항 및 전체 구성이 모두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전체 구성의 80% 정도는 가닥이 잡힌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총학은 ECC 공간 배치 결정과정에서 학생들이 배제된 점을 문제삼았다. ECC 내부 공간배치는 사안에 따라 학내 보직교수와 관련 교수 및 관련부처가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공간위원회에 학생은 참여할 수 없어 학생의 목소리가 얼마나 반영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양경언 총학생회장은 “학생대표가 포함된 공간위원회의 구성을 제안했으나 학교는 ‘공간에 대한 협의는 불가능하다’고 답했다”며 “ECC 내부 공간 배치를 결정하는 공간위원회 구성에서도 학생들은 제외됐다”고 말했다.

강미선 ECC 건축팀장은 “2003년도에 ECC 기획과정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시간표를 조사하는 등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재무처 신경식 부처장도 “총학에서 제시한 의견들을 학생처를 통해 공간위원회에 전달하고 있다”며 “큰 틀이 잡힌 만큼 앞으로 내부 입점 시설 및 세부 구성에 대해 함께 논의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총학은 학교가 사전에 공간배치를 언급하지 않은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양경언 총학생회장은 “1월 달부터 ECC 공간배치를 논의하자고 건의했지만 학교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대답만 들려줬다”고 말했다. 강미선 ECC 건축팀장은 “공간의 용도가 확정되지 않았고, 전반적인 구성이 완성되지 않아 대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CC 내부 공간의 용도를 놓고도 학교와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는 갈등을 빚고 있다. 중운위는 공간 배치가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동연은 4월18일(수)∼24일(화) 111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ECC내 필요공간 및 단과대학(단대)별 필요공간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학생들은 ECC내 필요공간으로 자습실(23명)·열람실(16명)·연습실(11명)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단대별 필요공간에 대해 총 15개 단대 중 8개 단대가 과방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연습실·동아리방·세미나실에 대한 수요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방이화 39대 중운위는 △ECC 내 상업시설 유입 반대 △ECC 내 자치공간 확보 △학생문화관(학문관)에 있는 행정기관의 ECC로의 이전 등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그러나 공개된 도면에는 두 군데의 학생극장이 있을 뿐 동아리방·동아리연습실이 존재하지 않는다.

김리나 동연 회장은 “ECC 내에 동아리방·연습실이 존재하지 않고, 학생극장 또한 두 곳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연예술극장의 규모가 크지만 이는 외부에 대관되고, 대관료도 비싸 사실상 학생들이 이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학생처 이용하 부처장은 “학문관에 위치한 행정기관의 일부를 ECC로 이동함으로써 학문관 내 동아리방·연습실을 확충하는 것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리나 동연 회장은 “ECC에도 행정공간이 한정돼 있는데 행정기관이 사실상 얼마나 많이 이동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ECC 내 편의시설 및 상업시설의 유입 가능성도 중요한 쟁점 사항이다. 공개된 도면 상에는 각종 편의시설 및 카페테리아와 레스토랑이 존재한다. 학생회는 편의시설 및 레스토랑과 같은 외부 상업시설이 입점할 경우, 학교 앞 상업화가 학교 안으로까지 진행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했다. 양경언 총학생회장은 “ECC가 학교의 수익을 위한 공간이 돼서는 안 된다”며 “ECC에 상업시설이 많이 들어설 경우 학내 역시 상업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혜윤 기자/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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