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호시간 자정 이후로 바꾸자"56.73%
무단 외박시 부모님 확인전화에 대해 사생활 침해 불만 제기

한우리집 사생의 약 73%가 엄격한 기숙사 규율의 과잉보호를 벗어나 자율성을 보장받고 싶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본사가 지난 4일(금) 124명의 사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사생들은 특히 점호시간이 빠른 것에 가장 큰 불만을 제기했다. 점호시간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124명 중 83.87%인 104명이 빠르다고 답했다. 그 중 점호시간을 늘린다면 자정 이후로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56.73%로 가장 많았으며 33.65%인 35명은 통금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한우리집은 일요일∼목요일에는 오후11시, 금요일·토요일에는 자정에 점호한다.

지난 4월17일(화) 한우리집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는 ‘통금시간 12시로 늦춰주세요’라는 글이 등록됐다. 글 아래에는 ‘통금 때문에 아르바이트도 못해요’·‘이제 자기 행동을  `책임질 수 있는 성인인데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드네요’등의 글이 이어졌다. 정아라(디자인·07)씨 역시 “지하철을 잘못 타서 어쩔 수 없이 지각했던 적이 있었다”며 점호시간이 짧은 것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정씨는 또 “외박신고를 하면 기숙사에 다시 들어갈 수 없는 것도 불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중간고사 기간에 중앙도서관(중도)에서 공부하기 위해 외박신고를 했다. 하지만 한 번 외박신고를 하면 들어갈 수 없는 규정상 공부를 하다가 피곤해 기숙사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오전5시까지 도서관 자리를 지켜야 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윤봄 사생회장은 “학생 보호차원과 기숙사라는 공간의 특성상 점호를 없앨 수는 없다”면서도 “대다수의 학생이 점호시간 연장을 원한다면 논의해 볼 가치는 있다”고 말했다. 한우리집 표은자 사무과장은 “현재 기숙사의 규율은 입사 전 학생들에게 이미 공포된 규정”이라며 “부득이하게 점호시간을 지킬 수 없었던 타당한 이유를 알린다면 벌점을 부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단외박을 했을 경우 부모님께 확인 전화를 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있다. 설문 결과 119명 중 53.78%의 사생이 이에 대해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지영(수리물리·07)씨는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지각을 하게 된 적이 있다”며 “기숙사로 가는 중 기숙사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지 못했더니 바로 부모님께 연락이 갔었다”고 말했다. 그는 “타지에 계신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드렸음은 물론이고 사생활을 침해당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기숙사인 관악사의 경우 24시간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사생들의 자율성을 강조하고 이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함이다. 외부인 출입 통제를 위해서 각 동 현관에 CCTV를 배치해 근무 실에서 출입상황을 모니터한다. 연세대학교 학생 기숙사의 출입 가능한 시간은 오전1시다. 연세대 권태진 생활관장은 “통행금지가 있었던 때에 비해 시대도 많이 변했을 뿐더러 대학생은 성인이니 본인의 자유와 의지에 맡겨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시험기간에는 학생들을 배려해 통금시간을 한 시간 늦추고 있으며 여학생 기숙사의 경우 보안 카메라 작동과 경비의 강화를 통해 사고를 방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 한우리 기숙사 외에 이화·삼성 국제기숙사(국제기숙사)와 대학원 기숙사에는 통금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국제기숙사 사무실 이림경씨는 “여러가지 문화와 환경에서 생활해 온 학생들이 모여있고 학부생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이화를 방문하러 오는 손님들도 머물기 때문에 통금을 적용하는데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서지은(법대·07)씨는 “각 기숙사에 머무는 사생들의 특징을 고려하는 것이 적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김보경(분자생명·07)씨는 “같은 학교 기숙사인데 같은 규율을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11시라는 통금시간은 꼭 고수해야만 하는 이화여대의 전통이 아니므로  학생들의 불편함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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