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이화섬유전 '실과 바늘의 작업', 9일(월)~14일(토) 이화아트센터에서 열려

‘자수’라는 말을 듣고 십자수·전통자수만 떠올린 당신이라면 이제 낡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자. 철사·비닐·아크릴 등에 수를 놓아 자수조형 분야에 새 물결을 일으키는 작품들이 봄날의 이화교정을 수놓는다.
 
‘전통과 현대 미술의 결합’으로 예술계의 주목을 받아온 이화섬유전「실과 바늘의 작업」에서는 새롭게 재해석된 자수작품을 만날 수 있다. 꽃들로 만발한 4월의 정취를 색다르게 즐기고픈 이화인이라면, 자수공예가 선사하는 ‘실과 바늘’의 향연을 만끽해 보는 건 어떨까.  

회화적 느낌이 물씬 풍기는 권영숙(섬유예술 전공 석사과정 졸)씨의 작품은 모던한 표현이 두드러진다. 그의「Work2007」은 빨강·파랑·초록 원색의 면과 현대자수의 쏘잉(바느질)기법이 어우러져 한 폭의 추상화를 감상하는듯한 느낌을 준다. 작가는 감상포인트로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한 자수의 섬세한 기법을 눈여겨볼 것”을 당부했다. 우드락을 실 안에 넣어서 입체감을 부여한 부조작품「기(氣)」는 자수조형성을 잘 드러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작가 임은경(섬유예술 전공 석사과정 졸)씨는 “태극문양을 이용해 한국 전통의 힘과 기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은 독특한 느낌의 자수작품이 눈에 띈다. 주선경(섬유예술 전공 석사과정 졸)씨는 실과 실을 평면이 아닌 3차원 상에서 엮어 「부유하는 빛의 평면」을 표현했다. 작품에는 평소 공간으로서 틀을 지정해 입체적인 자수작품을 많이 선보인다는 그의 개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실과 바늘의 작업」은 이화인에게도 현대 자수조형의 아름다움을 전하고자 지난해부터 교내에서 전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차수진(섬유예술 전공 석사과정 졸)씨는 “6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대 섬예과 자수조형전공은 그 자체로 희소성이 있어 접하기 쉽지 않은 전시”라며 “인사동까지 가지 않고 교내에서 자수작품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권영숙 회장은 “우리의 자수전공 흐름이 곧 한국 현대자수의 흐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대의 자수전시는 큰 의미가 있다”며 “각 작가의 개성과 감성을 현대적 자수작품으로 승화시킨 ‘전통·현대미술의 결합’이라는 점에 주목해 감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화섬유전은 손정례 교수(섬유예술 전공)와 본교 섬유예술과와 대학원에서 자수조형을 전공한 이화인 20명이 참여한 ‘동문전시회’로 올해로 14회를 맞는다. 전시는 9일(월)∼14일(토) 본교 조형예술관 아트센터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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