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목 교수(법학 전공)>

최원목 교수(법학 전공)는 정부 측의 철저한 보안 속에 진행된 FTA 협상과정에 직접 참여한 ‘유일한 민간인’이었다.

의약품·교육서비스 분야의 문안 작성에 직접 참여한 그는 시애틀·제주도·서울를 오가며 협상과정 전반에 기여했다. 법학을 전공한 최 교수는 FTA 협정문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문안의 법적 해석과 우리가 원하는 조항의 반영 여부를 체크해 문안을 바꾸는 등의 역할을 했다. 또 외교통상부 관계부처 소속의 인하우스 로이어(in­house lawyer)들의 자문역할도 맡았다.

의약품 분야 협정 결과에 대해 그는 대체로 만족한다. 단기적으로 보면 로열티 지불의 문제가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신약개발에 대한 동기부여를 줄 수 있다는 점·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 등의 결과가 긍정적인 역할을 해낼 것으로 생각한다.

반면 교육 협상에 관해서는 아쉬움이 크다. ‘완벽하게 막아냈다’는 점에서 잘된 협상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교육자이기도 한 그로서는 장기적 실패의 우려가 있는 것이다. 그는“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서는 교육환경 자체가 개방돼야 한다”며 “지금이 아니라도 다음번에 FTA를 체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EU 등과의 협정에서는 교육개방에 대해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체결이 완료된 현재 그가 채점한 FTA성적은 60점이다. 최 교수는 “여론을 의식한 지나친 방어전략이 개방함으로써 얻을 수 있었던 핵심분야의 효율성 제고 기회를 놓치게 만들었다”며 “협정문 완성·국회의 비준 등 또 다른 게임이 시작된 현 상황에서 극단적 운동을 하는 일부 사람들로 인해 FTA에 관한 진실이 왜곡돼 국가 전체의 방향을 그르칠 것이 우려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FTA는 ‘경쟁의 기회’를 주는 것이지 ‘경쟁력’을 주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화된 환경으로 인해 도전 기회가 많아진 지금, 대학생들은 그 기회를 잘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최 교수는 “젊은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FTA 본래의 의미와 정신을 잘 연결시킨다면 다가올 무한경쟁시대에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병일 교수(국제통상 전공)>

최병일 교수(국제통상 전공)는 이번 협상기간 동안 자신의 역할을 ‘치어리더’라고 표현했다.

FTA협상 전단계에 걸쳐 전문가로서 건설적 비판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그는 현재 외교통상부 정책평가전문위원·FTA 교수모임 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 교수는 그동안 WTO·우루과이 라운드 협상 등 굵직한 협상에 자문을 담당했다. 특히 ‘WTO 기본통신협상’에서 수석대표를 맡았던 그는 FTA협상을 ‘놓쳐서는 안 될 좋은 기회’라고 표현했다. “WTO는 여러 국가가 다 같이 협상을 맺는 것이기 때문에 대세의 흐름에 따라가야 할 경우도 있는 반면 이번 FTA는 한국이 미국을, 미국이 한국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자주적으로 국운을 개척할 기회”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는 앞으로 중국·일본·EU 등과 맺게 될 FTA에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혹자는 미국과 협정을 맺기 전에 중국과 먼저 FTA를 체결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하지만 그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일축했다. 또 “오히려 아직 공산주의의 틀을 완전히 벗지 못한 중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중국이 민주주의 국가로 완전히 체제변화를 하기 전까지는 신중을 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 FTA반대 시위 등 사회적 현상에 대해서는 “찬·반 논란이 성립되는 이념의 문제라면 설득당할 수 있겠지만 이것은 ‘사실’의 문제”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편의를 위해 사실을 왜곡하거나 필요한 사실만을 부각시켜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역사적으로 볼 때 스스로 운명을 개척 못하는 국가는 결국 휘둘리게 된다”며 “FTA는 여전히 우리가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는 협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는 이화인에게 FTA가 가져온 무한경쟁체제 속에서 통찰력·전략·자신을 드러내는 능력을 갖추는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회에서는 아무도 자신을 이끌어 주지 않는다” 며 “FTA협상 과정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듯, 목표를 제일 높은 곳에 두고 그곳으로 나가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가진 사회의 일꾼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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