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해외여행 등 재테크 이유도 각양각색… 경제·재무 공부하고 전문가 조언 참고해야

지난 12월 투자에 뛰어든 김영란(정통ㆍ3)씨는 2달여 만에 300%의 수익을 올렸다.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린 것.

그는 매일아침 경제관련 뉴스를 챙겨보는 일로 일과를 시작한다. 경제신문을 읽으며 필요한 자료가 있으면 스크랩하고, 공시사이트를 통해 기업의 재무제표도 체크 한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교내 ‘투자분석동아리’에서 재테크 정보를 주고받기도 한다.

이런 철저한 준비성은 그의 재테크 성공의 원동력이다. “대박만 바라기보다 자신만의 투자 철학을 갖고 매일의 주가변동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는 것이 비결”이라는 그는 앞으로 졸업할 때까지 등록금은 스스로 해결할 계획이다.

대학생들 사이에 재테크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인터파크ㆍ북토피아 등 온라인 서점의 베스트셀러 1위는 3월2째 주 기준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로 재테크 관련 도서다. 또 본교 학생문화관(학문관)내에 자리 잡고 있는 신한은행에는 하루에도 수십 명의 학생이 펀드와 관련된 상담을 한다.

대학생들이 재테크에 뛰어드는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경제와 친해지기 위해 펀드를 시작했다는 이주연(중문ㆍ2)씨는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그는 “직접 돈을 투자해보니 관심 없던 주가변동에 눈길이 가고 경제사정도 빠르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혜람(행정·2)씨는 목돈을 만들기 위해 재테크를 활용하고 있다. 대학 입학 후 초등학생 때부터 꾸준히 모아놓은 돈으로 펀드를 시작했다. 6개월 전부터 들어놓았던 ‘투자종합상품’으로 200만원 가까운 수익을 올린 그는 이번에 전 세계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맥쿼리 IMM 글로벌리츠’상품으로 통장을 옮겼다. 그는 “목돈을 만들어 올 여름방학 쯤 유럽배낭여행을 떠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일반예금으로 저축하는 것보다 이윤이 높아 재테크를 시작한 이화인도 있다. 김미수(심리·4)씨는 신한은행 펀드 상품 ‘봉쥬르 차이나’로 중국 주식에 투자했다. 그는 일반 적금통장에 있던 돈을 펀드 통장으로 옮겨 놓기만 한 것으로 수익을 올렸다. 실제로 신한은행 이대지점 김선경 과장은 “착실하게 정기 적금으로 돈을 모으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펀드에 투자하면 원금손실의 위험은 있으나 장기적으로 더 많은 이익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생소한 방식으로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박아름(경제·3)씨는 외화를 이용해 투자공부를 한다. 경제학을 공부하는 그는 중국이 국제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변동환율제의 압박을 받을 것을 알게됐고, 그에 따라 위안화(중국 화폐단위)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 예상했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위안화 가치가 떨어졌을 때 사들여서 가치가 높을 때 팔아 그 차액만큼의 이윤을 얻는 것이다. 투자를 시작하려는 이화인에게 그는 “무조건 감으로 투자를 하기보다는 충분히 공부하고 계획을 세워 투자를 해야 한다”며 “펀드닥터·모네타 등 재테크 관련 포털사이트를 통해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본교 지홍민 교수(경영학 전공)는 대학생들의 재테크 열풍에 대해 “주변의 바람에 휩쓸려 충분한 공부 없이 재테크를 하는 것은 지양해야한다”고 지적하면서도 “재테크는 경제 공부에 좋은 방법 중 하나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학생들에게 “반드시 여유 돈으로 투자할 것·경제와 재무 관련 수업을 듣거나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할 것·긴 호흡을 가지고 돈을 넣고 빼는 것을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등의 조언도 덧붙였다.

김원용 신한은행 이대지점 부지점장 역시 재테크를 시작하려는 초보자들에게 “아직 대학생인 만큼 한 은행에 집중하기보다는 여러 은행을 비교해 보고, 직장을 가진 이후에는 자신에게 맞는 주거래 은행을 지정해 금융혜택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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