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분반 개설, 수강 정원 증가에 학생들 불만…
고대는 수요 파악 위해 조기 수강신청제도 운영

분반 수 부족·정원 초과로 전공과목을 듣지 못하는 학생들이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이는 학교 측의 수강 예상 인원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매학기 되풀이 되는 문제다.


정원이 50명인 '매스커뮤니케이션이론'은 1개 분반이 개설됐다. 하지만 수업 첫 날 약 80~90명의 수강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강의실을 가득 채웠다. 수업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가 진행돼야 할 첫 시간의 대부분은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수강 인원을 결정하는데 쓰였다. 교수는 주전공자·복수전공자·3학년을 우선 순위로 하여 수강학생을 결정했다.

학년이 높아 수강자 명단에서 제외된 ㄱ씨(언론·4)는 “수업을 듣고 싶어하는 학생이 정원보다 많아 수강신청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매학기마다 치르는 행사”라고 말했다.

이처럼 수강을 원하는 학생들이 많을 경우 학교에서는 분반을 추가로 개설하거나 수강정원을 늘린다. 이번 학기에 수강인원이 초과돼 갑자기 분반이 개설된 과목은 전공 9개·교양 3개·전공기초3개로, 총 15개다.

그러나 분반수업은 전공교수의 수업이 아닌 강사의 수업이 대부분인데다 이른 아침이나 저녁시간대에 개설되는 경우가 있어 학생들은 이를 반기지 않는다. '유기화학탐구실험'의 경우 토요일 2교시 수업이 추가 개설됐다.

'방송뉴스제작'은 30명 정원의 1개 분반만 개설됐으나 수강 희망자가 많이 몰리자 추가로 한 반을 더 개설했다. 최윤정(언론·3)씨는 "분반이 개설되기는 했지만 듣고 싶었던 교수님의 수업이 아닌 외부 강사의 수업이라 다음 기회에 수강 신청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오랜 준비없이 갑자기 개설된 강의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겠냐"고 의문을 제기 했다.

분반 개설이 되지 않고 정원만 늘어나는 경우도 빈번하다. '경제수학'은 각각 정원 100명이 넘는 2개 분반이 개설됐으나 수강 희망자가 너무 많이 몰렸다. 때문에 02반은 정원을 70여 명이나 추가로 더 늘려야 했다. 138명이었던 초기 정원은 2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이번 학기 경제수학을 수강하는 김정이(행정·3)씨는 "정원이 갑자기 대폭 늘어나는 바람에 강의실까지 바뀌었다"며 "강의실이 너무 크고 학생 수도 많아 뒤에 앉으면 칠판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강신청 이전에 수요조사가 충분히 이뤄져야 이러한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경영학과 등 일부 학과에서는 학생들의 수요를 반영하기 위해 주전공생과 부·복수 전공생의 수강을 분리하는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 제도는 주전공생이 필수과목을 수강하지 못해 다음 학기 심화과목을 듣지 못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아직 학교 차원의 개선책은 미비한 실정이다.

고려대는 강의에 대한 수요를 미리 파악하기 위해 2004년 2학기부터 ‘조기수강신청 및 수강신청 대기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학생들이 학기가 시작되기 전, 조기수강신청을 하면 학교 측은 수요를 파악해 분반을 개설한다. 고려대 교무처 학적·수업지원팀 전영민 씨는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때문에 제도 시행 후 학생들의 불만이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숙명여대는 특정 강의에 수강생이 몰리는 현상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정해진 기간에 수강 정원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수강신청을 한다. 수강신청 마감 후 각 과목의 수요가 집계되면 학교에서 수강신청 정원을 초과한 과목에 한해 정해진 기준에 따라 인원조정을 한다.

전공과목은 ▷제1전공(주전공)자 ▷제2전공(복수전공) 또는 부전공자 ▷학년순(4→1→3→2학년 순)으로 우선권을 주며, 필수교양과목은 1학년에게 우선권을 준다. 정원을 초과한 학생들은 수강신청 변경 기간에 자리가 남아있는 강의를 선착순으로 신청할 수 있다.

숙명여대에 재학 중인 문혜원(언론·2)씨는 “선착순이 아닌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수강신청이 결정되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수강신청에 대한 학생들의 민원이 잦은 사회대의 송희준 학장은 “교수충원 및 강의환경개선을 위해 교무과와 지속적으로 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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