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립중앙대학에 학술교류 다녀 온 주민경(화학전공 박사과정)씨

대만 국립중앙대학교에서 열린 학술 대회의 포스터 앞에 선 주민경씨
박사과정으로 진학하는 나에게는 방학은 없어 보였다. 고분자 생체재료 연구실에 소속된 나는  매일매일 실험실로 출근해야 했기때문이다.

 

그러던 중 우리 학교 나노과학부와 대만의 국립중앙대학교(National Central University) 화학과의 자매결연으로 열린 ‘The 1st NCU-EWU Joint Symposium on Advanced Chemistry’에 참가할 기회를 얻었다. 2월7일(수)∼10일(토), 대만에서 열린 학술 교류는 나에게 있어 휴가나 마찬가지였다.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지식을 배워올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설레는 마음으로 학술교류를 준비했다. 함께 참가한 나노과학부 교수님 6분과 대학원생 14명 모두 각기 자기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 발표를 하게 됐다. 나는 구두 발표를 하기로 되어 있어 PPT를 만들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영어로 발표하는 것이어서 더 신경이 쓰였다.

 

드디어 출국 날, 대만 국제공항에 도착한 우리를 NCU의 교수님들과 조교들이 너무나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처음에 어색하게 영어로 대화를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편안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간단한 농담까지 주고 받을 수 있었다.

 

둘째 날은 종리(Jhongli)에 위치한 NCU에서 아침부터 저녁시간까지 빡빡한 일정 속에서 학술교류가 열렸다. 교수님·학생들이 서로 자신의 연구에 대해 소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른 나라,  다른 분야에서 연구하고 있지만 연구에 대한 열정만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셋째 날도 열띤 발표와 토론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오후 발표가 시작되자 나는 바싹 긴장하기 시작했다. 내 연구를 발표하는 자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처음 하는 발표인데다 ‘학교 망신은 시키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에 많이 떨었다.

 

차례가 되어 마음을 가다듬고 차분한 목소리로 발표를 시작했다. 내가 소속된 실험실에서는 주로 고분자를 가지고 실험을 하는데, 그 중에서 나는 온도 민감성 고분자를 이용한 실험을 했다. 온도 민감성 고분자는 낮은 온도에서는 졸(sol)상태를, 높은 온도에서는 젤(gel) 상태를 가지는 물질이다. 나는 이러한 온도 민감성 고분자 중에서 D-form과 L-form에 의한 현상 차이를 규명했다. 발표를 진행하는 10여분이 얼마나 길게 느껴지던지. 발표 후 들려오는 교수님들의 격려와 칭찬은 나를 뿌듯하게 했다. 이화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새삼 다시 한 번 느꼈던 순간이었다.

 

모든 행사 일정이 끝나고 그 곳 교수님들과 학생들과 내년에 또 만나자는 기약을 하며 아쉬운 이별을 했다. 타이페이로 이동해서 그곳의 자랑거리인 ‘101 타워’와 ‘국립고궁박물관’을 관람하는 것으로 대만에서의 일정은 끝을 맺었다.

 

3박 4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 많은 것을 보고 배우려 노력했다. 앞으로 대만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와도 많은 교류를 해 학문적 지식과 서로의 문화에 대해 더 알아가는 기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술교류는 끝났지만 지금도 NCU 학생들과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서로에 대한 안부를 묻고 있다. 이러한 교류를 일회성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계속 유지해나가기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 이러한 학술 교류가 세계로 나가기 위한 하나의 발판이 되고, 더 멀리 도약하는 시작점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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