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진 공모전에서 대상 수상한 장서진(광고홍보·2)씨

장서진씨의 작품 '노란 손수건'. 가을을 끝내고 겨울을 기다리는 마음을 앙상한 가지에 노란 잎이 달린 사진으로 표현했다.
내 카메라는 필름카메라 Nikon fm2이다.

 

그동안 디지털 카메라로만 찍어오다가 정식으로 사진을 배우게 된 것은 2006년 2학년 1학기. 이필두 교수님의 ‘사진제작기술’수업을 들으면서부터다.

 

사진에 있어서는 아마츄어였던 나는 그 후로 사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뉴욕 콜럼비아 대학으로 어학연수를 오면서도 일 년 치 필기도구 보다 카메라 관련 용품을 훨씬 많이 챙겼다.

 

무거운 카메라 짐들은 그 가치를 발했다. 살아서 꿈틀대는 것 같은 도시 뉴욕, 이 곳에서 나는 항상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과 뉴욕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었다. 적응돼 있던 환경과 소재에서 벗어나 새롭고 독특한 소재를 담아낸다는 것은 축복인 것 같다.

 

나는 이 카메라에게 ‘코코’라는 이름을 붙였다. 코코는 지금 나의 외로움을 덜어주는 유일한 친구다. 많은 과제·향수병·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충격들을 이겨내야 할 때면 나는 카메라와 지갑만 들고 어디든 돌아다녔다.

 

필름카메라를 들고 다닐때면 의도하지 않은 뉴요커들과의 만남도 더러 가졌다. 어떤 사람은 순수하게 사진이 궁금해서 다가오는가 하면, 자기들을 찍어달라는 사람들도 있다. 한 번은 앨범 자켓을 찍어달라면서 스타벅스에 있던 사람이 나와 명함을 주고 간 경우도 있었다. 이럴 때 카메라는 나와 뉴욕, 그리고 뉴요커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인타운에서 밥을 먹다가 뉴욕지사 한국일보에서 광고 하나를 보게됐다. 한미현대예술협회와 한국일보가 한인 사진작가 발굴을 목적으로 개최한 제 5회 국제사진공모전에 관한 것이었다. 나는 무엇을 바라고 참여했다기 보다는 그동안 찍어온 사진이 아까워서 몇 장 확대 인화해 보냈다. 한 달이 지난 1월8일 나는 한국일보 기자로부터 국제사진공모전에서 대상을 탔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 후로 처음 해보는 화려한 경험들로 새롭고 즐거운 방학을 보내게 됐다. 전화를 받은 다음 날, 한국일보 1면에 내 작품 ‘노란 손수건’과 함께 나에 관한 기사가 났다. 시상식에서 사진 찍는 일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도 만났다.

 

그리고 자꾸 새로운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 나는 지금 뉴욕 맨해튼 한인타운의 ‘감미옥’에서 한미현대예술협회 송인갑 부회장과 함께 2인 전시회를 열고 있다. 뉴욕일보와 한국일보·세계일보·그리고 중앙일보에서 계속 기사를 내보냈고 지난 27일에는 작은 리셉션도 가졌다.

 

사진은 순간을 담는 일이다. 그리고 보는 사람은 작가가 그 순간에 느낀 감정을 작은 지면 안에서 고스란히 느끼게 되고 무슨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2차원적인 작은 공간은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의 도시인들은 점점 대화를 잃어가고 있고, 그로 인해 서로에 대한 관심도 줄어가고 있다.

 

그러나 사람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은 사진이 깰 수 있다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그리고 사진을 찍는 사람으로서 갖게 되는 작은 바람이다.

 

어느덧 나의 유학생활도 9개월째로 접어들고 있다. 예쁜 웃음소리 가득하여 완연한 봄을 느낄 수 있을 이화여대를 떠올린다. 그곳에 돌아가면 더 성장한 사진들, 더 성장한 생각들, 그리고 더 성장한 자아로 멋진 출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코코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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