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대 신입생 오티에서 07학번 X맨으로 활약한 05·06학번들

“X맨을 찾아라!”


자연과학대학(자연대) 신입생에게 특명이 내려졌다. 07학번 사이에 숨어 신입생인양 후배들을 속이고 있는 능청스러운 X맨 선배는 과연 누굴까. 15일(목)∼16일(금) 고사리 수련원에서 1박2일간 진행된 자연대 오리엔테이션(오티). 첫만남의 설렘이 가득한 그 현장에 기자가 동행했다.

고사리 수련원으로 향하는 8호차 버스 안에서는 자기소개가 한창이다. 어색한 기운이 가득하지만 인사말에 귀 기울이고 박수치는 모습에서 서로에 대한 호기심이 엿보인다. 신입생 소개가 끝나자 선배의 FM 교육이 이어진다. “해방이화∼ 민족자연∼ 막강화학∼ 짐꾼을 맡고 있는 06학번, 이송이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해방이화…’ 배운대로 되뇌어 보지만 신입생에겐 아직 낯설기만 할 따름이다.

수련원 강당에 신입생들이 모두 모이자 한소엽 자연과학부장이 본격적인 오티의 시작을 알렸다. 신입생들을 환영하는 교수의 춤과 노래는 학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트로트 곡 ‘누이’에 맞춰 우정원 자연대학장을 꼭지점으로 일곱 명의 교수가 꼭지점 댄스를 췄다. ‘밤이 깊었네’·‘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워’를 열창하기도 했다. 조윌렴 교수(물리학 전공)는 “사제지간은 같은 학문을 하는 선후배 관계로도 볼 수도 있다”며 “신입생들이 교수를 가깝게 생각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즐겁게 노래했다”고 말했다.


‘도전 25곡’·‘미션 게임’등 학생회에서 준비한 게임이 끝났을 무렵 사회자는 신입생들에게 특명을 내렸다. “지금 각 조에는 07학번으로 속인 X맨 선배가 2명씩 있어요. 빨리 찾아내는 조에게 점수 나갑니다!” 지금까지 동기라고 믿었던 친구가 X맨 일지도 모른다는 사회자의 말에 신입생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혹시 너 아니야?”·“나 진짜 아니야” 한참의 웅성거림 후에 각 조별로 X맨 용의자가 무대 위로 올랐다. 신입생들은 8명의 X맨 중 2명 밖에 찾아내지 못했다. X맨으로 활약한 김지애(수학·3)씨는 “신입생들과 함께 하려니 체력적으로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며 “이제 감추고 싶어도 얼굴부터 티가 나는 모양”이라며 웃었다. 6명의 X맨은 두 차례에 걸친 수색 작업에도 들키지 않고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이미경(생명·2)씨는 좀 더 완벽히 속이기 위해 커다란 점퍼·잠자리 안경 등 소품을 이용했다. 같은 조 신입생들에겐 새벽부터 오느라 힘들었음을 강조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거짓말을 해서 미안함 마음이 들지만 처음부터 친구로 만났던 만큼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오티 첫 날의 공식행사는 다같이 어울려 ‘바위처럼’율동을 추며 끝났다. 그러나 각 방별 뒤풀이에서 신입생들은 아직 흥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서먹해하던 모습은 더이상 찾아볼 수 없다. 복도를 지날때마다 “해방이화~ 민족자연~”으로 시작하는 FM 소리, “아~ 쇼크!”·“디비디비딥” 등 각종 게임에 열중한 목소리들로 시끌벅적했다. 고사리 수련원의 불은 밤새 꺼지지 않았다.


오티를 통해 신입생들은 이화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아직은 두려운 것이 더 많지만 교수·선배·동기와 함께라면 무서울 것이 없다. 이새미(분자생명·1)씨는 “오티에 참가해보니 학교에 대한 애착이 더욱 강해졌다”며 “앞으로 이화에서의 생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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