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아 교수(행정학 전공)

“난 심청이가 진정한 효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심청이는 자신이 인당수에 뛰어든 후 아버지가 혼자서 어떻게 살아가실 수 있을 지 충분히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난 차라리 대장금과 같이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의사가 되어 아버지를 고치는 방법을 택하겠다”

얼마 전 어느 광고에서 본 글귀입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이 대학생활을 통해 ‘자유’와 ‘책임’에 대해서 배우게 되기를 권합니다. 위 광고 글귀가 저의 관심을 끈 것은 저자의 자유로운 사고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자유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가능한 일들이 있습니다. 역사의 위대한 발견들은 오랜 세월동안 진실이라고 믿어져온 바에 대한 반박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그러한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여러분들이 무작정 외웠던 많은 이론과 공식을 이제는 뒤집어보고 반박하며 부정할 수 있는, 진정으로 자유로운 탐구의 시간이 여러분 앞에 열려있습니다. 참값이 두 개 일수도 있고, 아예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고, 단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학문의 자유로움을 마음껏 누리기 바랍니다. 또한, 사고의 자유과 함께 행동의 자유도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동안 여러분을 얽매어왔던 수많은 규칙과 방침에서 마음껏 자유로워지십시오. 이제, 여러분이 직접 결정하고 실천하고 행동하는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한편, 여러분은 곧 자유로움은 언제나 책임감을 동반하는 것을 저절로 알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지적 탐구와 상상의 자유는 과학적 증거와 논리로 뒷받침될 것을 요구받게 됩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과학적 탐구의 방법과 원리를 이제부터 충실히 배워나가야 합니다. 여러분의 자유로운 사고와 행동에 대한 결과는 이제 여러분 자신에게 할당될 것이기에 여러분은 보다 책임 있게 결정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시간은 이제부터 전적으로 여러분 자신의 것이기에 더욱 소중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해야 합니다. 나아가, 학문과 지성은 여러분이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남에게, 그리고 여러분이 속한 사회에 대해서도 책임감을 느끼도록 요구할 것입니다. 이는 여러분이 자유로운 만큼 다른 사람들도 늘 가난하거나, 억압당하거나, 아프지 않고, 행복할 수 있는 자유를 존중해주어야 함을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화에서의 시간동안 이러한 자유를 마음껏 누리는 가운데 책임감을 배우게 될 여러분의 성숙한 모습이 기대됩니다. 무엇보다도 전 여러분이 이화에서 하나님의 사랑 가운데 그 분이 이 땅에 친히 오신 거룩한 목적은 바로 우리를 자유케 하고자 하심을 알게 되길, 그리하여 그 사랑과 은혜에 대한 감격이 여러분 모두를 책임 있는 이화인으로 자라게 하심을 진심으로 바랍니다.

행정학과 강민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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