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예술, 자수책상·직조기 놓을 곳 없어 2~3명 한 조 이뤄 실습…
미술학부는 매시간 의자 옮겨와 수업

조형예술대학(조형대) 일부 학과 학생들이 열악한 시설·공간 부족으로 수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한 강의실을 두 개로 나눠 쓰거나 암실을 이용하기 위해 밤을 새기도 했다.

◆섬유예술학과


섬유예술학과(섬예과)는 조형대 학과 중 두 번째로 학생 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배정된 강의실 평수는 가장 적다.
섬예과 학생은 작년 2학기 기준, 165명이었다. 184명으로 학생 수가 가장 많은 회화판화과(회판)와 불과 19명 차이다. 그러나 전공 강의실 총 평수는 회판과 556평·섬예과 260평으로 회판과의 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국화(89명) 370평·조소(98명) 328평과 비교해도 적은 평수다.

섬예과는 공간난을 해결하기 위해 28평인 조형대 B동 407호를 반으로 나눴다. 14평 남짓한 두 개 교실(407호· 407­1호)에서는 최대 27명의 학생이 각각 수업을 듣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수업에 필수적인 자수책상·직조기를 놓을 곳이 없어 학생 2∼3명이 한 조가 돼 한 책상을 사용할 때도 많다.

김해인 섬예과 회장은 “수업에 필요한 자수 책상도, 작업을 할만한 공간도 확보되지 않아 정말 답답하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유혜선 전 섬예과 부회장은 “공간 부족은 설비 부족으로 연결돼, 결국 시간 내에 작업을 마치려면 밤을 샐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학년을 위한 작업실 역시 부족하다. 이가혜 전 섬예과 회장은 “학년당 작업실이 한 개에 불과해, 3학년 ‘메이데이전’·4학년 졸업작품전 기간에는 학생들이 작업 공간을 찾아 헤메기 다반사”라고 말했다. 차영순 섬예과 전공주임교수는 30여명이 수강하는 1학년 ‘기초섬유’수업은 19평 교실(조형대 B동 401호)에서 이뤄져 8평 가량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섬예과 학부생에게 주어진 교실은 책상 둘 공간도 없을 정도로 한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형대는 이번 학기, 조형대 A동 4·5층의 교실 2개를 섬예과에 배정했다. 그러나 확충된 강의실은 대학원생 전공 교실이다. 김해인 섬예과 학생회장은 “학부 강의실도 확충이 시급하다”며 “조형대 A동 5층 동창회실이나 다른 학과의 여분 교실 등을 섬예과에 할당할 수 없느냐”고 물었다. 오용길 조형대 학장은 “동창회실은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섬예과 공간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미술학부


미술학부도 수업 설비가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박민희 조형대 회장은 “수업을 시작할 때마다 옆 강의실 의자를 찾아 끌고 온다”며 “결국 연쇄적으로 다른 교실도 수업 때마다 의자가 부족하게 된다”고 말했다.

우순옥 회판 전공주임교수는 의자 부족 현상은 미술학부의 유동적인 수업 특성상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술 수업은 이동식 수업이 많고 각 수업마다 개설 인원이 다르다”며 “수업 인원에 맞춰 의자가 이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필요한 것은 바로바로 과 사무소에 요청하면된다”고 답했다.

회판과 2학년 ‘사진과 표현’수업을 수강했던 학생들은 암실이 부족해 학교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밤을 새는 일도 많았다. 김가람 전 조형대 학생회장은 “암실에서 인화를 하기 위해 60명의 학생들이 5명씩 조를 짜서 밤을 새곤 했다”고 말했다.이 수업은 20명씩 3개 분반이 개설돼 많은 학생이 듣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암실은 조형대 A동 3층에 한 개뿐이다.

이에 우순옥 미술학부장은 “‘사진과 표현’은 2학기 수업이므로 필요한 장비·기자재는 1학기 동안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술학부는 조형대 A동 4층에 암실 공간은 확보해 놓은 상태다.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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