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차례에 걸친 등록금책정협의회(등책협)에서 학교는 줄곧 ‘장기 발전’·학생회는 ‘동결’을 주장했다. 양측은 등책협 내내 공회전을 반복했고 등책협은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결렬됐다.


총학이 등책협 내내 제기한 문제는 비싼 등록금이 교육 기회를 차단한다는 것이다. 반면 학교는 등록금을 내기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충분히 복지장학금 수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양경언 총학생회장은 “소수에게 지급되는 장학금은 등록금 인상에 대한 변명이 될 수 없다”며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학교 측은 중운위에게 복지장학금 신청 학생이 적다며 홍보를 부탁하기도 했다. 이용하 학생처 부처장은 “수혜자가 적어 ‘건강보험료 납입 증명서’만 내도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절차를 완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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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은 ‘발전’개념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학교 측은 학교의 장기 발전을 위해 건물 신축과 투자를 멈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총학이 생각하는 발전의 개념과 상반된다. 이상호 교무처장은 “많은 분반·우수 교수 확보 등 높은 질의 교육을 보장하려면 비용 발생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양경언 총학생회장은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는 등록금으로 고생하는 이화인들의 어려움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서로 다른 발전의 개념은 대학평가에 대한 논의로 확장됐다. 그러나 양측은 평가에 관해서도 대립 양상을 보였다. 강혜련 기획처장은 “지난해 본교 ‘중앙일보대학평갗 결과는 9위였다. 등록금을 동결하면 모든 발전이 멈춰 올해 평가 결과는 장담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김수희 부총학생회장은 “현재 평가는 수치에 매몰된 평가로, 그 전제와 가치에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월적립금의 사용에 대해서도 양측은 팽팽히 맞섰다. 본교 이월적립금은 약 5천100억원(2007년 2월 현재)이며 기금에서 발생한 이자는 약 250억원이다. 학교 측은 원칙적으로는 ‘기금이자도 기금’이므로 경상비로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3년 전부터 ECC건축·신임교원 확보 등을 위해 기금이자의 일부는 경상비로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ECC 기자재 설비에 필요한 100억 중 50억원이 기금이자에서 사용됐다.


김수희 부총학생회장은 “기금이자를 인출해 경상비를 지원하면 등록금은 인상하지 않아도 되지 않는냐”고 말했다. 학교 측은 이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신경식 재무처부처장은 “본래 기금은 경상비로 지출할 목적으로 조성한 돈이 아니다. 이는 장기발전을 위해 축적해 두어야 할 자금”이라고 설명했다.


좀처럼 인상률이 합의되지 않자 중운위는 학교 측에 고지서 발송연기를 제안했다. 처장단은 신입생 등록과 추가 합격자 모집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중운위는 동결분과 인상분을 별도로 납부하는 고지서 분리고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행정적인 비용 등을 이유로 수용하지 않았다.

박지현 김경원 기자


경상비: 전기세·인건비 등 매년 연속적으로 지출되는 일정한 종류의 경비. 경상비는 등록금으로 충당된다.
특별사업비: 일상적이지 않은 사업에 드는 비용.(예: 공대에서 포관으로 샛길을 내는 사업에 드는 비용)
재단전입금: 재단이 학교 측에 지원해주는 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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