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네 번은 교복을 입고 두 번은 사복 차림으로 이화에 오는 그들. 미리 대학생활을 맛보고 있는 수시 1학기 합격자들이다.

이들은 수시 합격생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언어교육원에서 화·목요일마다 토익 수업을 듣는다. 예비 07학번 이예원(의류학과 입학예정)·유주영(정보통신 입학예정)·정귀용(인문학부 입학예정)씨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재학생들에겐 평범한 일상이 이들에게는 마냥 신기하다. “이화사랑에 있는 파우더룸이 인상 깊었어요. 다른학교에도 원래 있나요? 아, 그리고 참치김밥도 너무 맛있어요. 참치가 아주 꽉꽉 채워진 게 그냥∼” 귀용씨가 이화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 놓으며 혀를 내둘렀다. 예원씨는 아기자기한 캠퍼스가 무엇보다 마음에 든다. “교정에서 찍은 사진을 미니홈피에 올리면 친구들이 부럽다고 댓글을 달아요.”

교정에서 마주치는 이화인들도 다시 한 번 쳐다보게 된다. 모두 예쁘고 날씬해 보여 마냥 부럽다. 처음에는 ‘도도하다’·‘무서울 것 같다’는 선입견도 있었다. 그러나 직접 선배들을 만나보니 그런 편견들은 사라졌다. “지나가다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표정이 너무 도도하신 거예요. 그런데 용기를 내 막상 말을 걸자마자 활짝 웃으시는거 있죠.”

이들은 요즘 싸이월드에 있는 ‘수시생 모임’클럽을 통해 새 친구 만들기에 바쁘다. 가끔 정모를 통해 얼굴을 익히고 학과정보를 주고받기도 한다. 귀용씨와 예원씨는 지난 8월 합격자 오리엔테이션에 가는 버스에서 우연히 만났다. 같은 인천 지역에 사는 것이 반가워 이야기를 나누다 지금은 토익 수업 때 같이 등교하는 친구가 됐다. 수업이 끝나면 함께 학교 구경도 하곤 한다.

예비 이화인들은 어떤 학교생활을 꿈꾸고 있을까. 그들은 무엇보다 동아리에 대한 기대가 크다. 정보통신과 새내기가 될 주영씨는 봉사 동아리에서 전공을 살릴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보급률이 높잖아요. 그런데 아직 노인 분들은 혜택을 받고 있지 못한 것 같아요. 그런 분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쳐 드리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요.”

귀용씨는 관현악 동아리, 예원씨는 영상물 제작 관련 동아리에 들고 싶어한다. 벌써부터 오디션 걱정까지 하는 모습에서 풋풋함이 배어 나온다.

학업을 향한 열정도 높다. 입시 위주의 공부에서 벗어나 정말 하고싶었던 전공 공부를 할 수 있어 설렌다는 예원씨. 여러 가지 책도 많이 읽을 생각이다. 공부 외에 하고 싶은 일은 뭐냐고 묻자 세 명 모두 쑥스러운 듯 “미팅이랑 소개팅이요”라고 입을 모았다.

아직 ‘예비’대학생이지만 각오는 누구보다 당차다. “졸업한 선배님들이 여러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시는데, 저도 열심히 해서 사회에 이화의 이름을 알리고 싶어요”라고 주영씨가 말했다.

내년 3월 정식으로 입학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그들의 눈이 초롱초롱 빛난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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