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어느날, 체대에서는…

체육학과는 10일(금) 신체육관 홀Ⅱ에서 ‘Sports Festival’을 진행했다. 흥겨운 음악소리와 함께 120∼130명의 체육학과 학생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03학번∼06학번 학생들이 학번에 따라 빨강·초록·노랑·파랑 띠를 목·팔·머리에 두르고 줄지어 섰다. 피구·농구·계주·줄다리기 등 다양한 종목들이 진행됐다.
피구 결승전은 05학번을 제친 04학번이, 06학번을 이긴 03학번이 맞붙었다. 결국 03학번이 04학번을 꺾고 최종 승리했다.
농구 경기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팀은 03학번. 05학번을 29:2로 이겨 결승에 진출한 후 06학번을 제치고 올라온 04학번을 37:12로 승리를 거머줬다.
이어진 배구 경기는 04학번의 승리로 끝났다. 이들은 03학번 보다 먼저 15점을 획득해 결승에 진출한데 이어 05학번 역시 15:9로 제쳤다.
스포츠 스트립(Sports Strip)으로 옮겨 진행된 줄다리기 경기에선 03학번의 역량이 빛을 발했다. 05학번을 누르고 결승에 진출한 03학번 팀은 결승전에서 다시 04학번을 꺾고 우승했다.
마지막 종목인 계주 경기, 이번에도 03학번은 우승컵을 양보하지 않았다. 후배들의 젊은 패기를 제치고 승리를 차지했다.
이날 최종 우승 팀은 배구를 제외한 전 종목 우승을 차지한 03학번 팀이 최종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피구
속전속결, 5분 새 21명이 2명으로…
호각소리에 맞춰 ‘하나둘셋넷∼’준비운동이 끝나고 03학번과 06학번의 피구 대결이 이어졌다. 중·고등학교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 공을 들고 머뭇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손과 공이 만나는 시간은 그야말로 찰나다. 공을 잡기가 무섭게 ‘쉬익∼’소리와 함께 상대편을 향해 날아간다. 7분 안에 더 많은 선수가 살아남은 팀이 이기기 때문에 선수들의 손과 발은 더욱 빨라진다. 5분이 지나자 21명이던 06학번팀은 어느새 2명으로 줄었다. 전쟁을 방불케 하던 경기의 승리는 10명 남짓 남은 03학번 팀에게 돌아갔다.
관중석에 앉아있던 김기웅 교수(체육학 전공)와 박승하 교수(체육학 전공)도 이번 경기에 참여했다. 숨을 고르던 김 교수는 “학생들과 땀을 흘리며 경기에 임했더니 강의실에서는 느낄 수 없는 끈끈함을 경험했다”며 웃었다.
쉬는 시간도 없이 03학번과 04학번의 결승전이 치러졌다. 04학번은 05학번과의 경기에서 이겨 결승에 진출했다. 공이 얼굴을 강타했지만 아프다고 울 겨를도 없을 만큼 치열한 결승전이 10분간 진행됐다. 시간이 다 가기도 전에 04학번 선수는 전멸했다. 피구 경기의 우승컵은 03학번이 차지했다. 박혜진(체육·1)씨는 “언니들하곤 도저히 게임이 안돼요”라며 애교 섞인 불만을 털어놓는다.


농구
03학번, 27점차로 05학번 누르고 압승!
농구 경기에서 가장 빛을 발한 팀 역시 ‘언니들’이다. 05학번과의 경기에서 03학번들은 공과 혼연일체의 모습을 보여줬다. 보다 못한 05학번 응원석에선 ‘한 골만∼’하는 애원이 터져 나왔다. 간절한 마음이 통했던 것일까. 마침내 05학번 팀의 2점 슛이 성공했다. 이 슛을 계기로 05학번 선수들의 승리욕에 불붙나 싶었는데 경기종료를 알리는 아쉬운 호루라기 소리가 들린다. 29:2로 압도적인 03학번의 승리다.
06학번 막내팀을 12:2로 이긴 04학번이 결승전에서 03학번과 맞붙었다.
신출귀몰 경기장을 누비던 03학번은 경기도 압도하더니 결국 37:12로 승리를 거뒀다. 백전무패의 승리행진이다. 승리 후 얼굴이 발갛게 상기된 이미영(체육·4)씨는 “봐줘야겠다고 생각도 했지만 막상 뛰다보면 투지가 불끈 솟아요. 이렇게 후배들하고 친해지는 거죠”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배구
어깨부상투혼 발휘했지만 안타깝게 패배
배구공이 홀 천장 높은 줄 모르게 솟아오르고, 선수들의 손목이 붉게 부어오를 정도로 토스가 쉴 새 없이 오고 갔다. 네트 근처에선 선수들이 튀어 올라 강 스파이크를 때린다. 몸을 날려 공을 막아보지만 역부족이다. 공은 손을 맞고 데굴데굴 구른다. ‘휙­’야속하게 울리는 호루라기 소리는 상대편의 득점을 알린다.
03학번과 04학번의 배구 경기 모습이다. 연속 승리 행진을 하던 03학번팀에 제동을 건 것은 04학번 팀이다. 김현화(체육·3)씨는 “언니들께는 죄송하지만 게임은 게임 아니냐”며 이기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이들은 언니들을 제치고 먼저 15점을 획득해 결승에 진출했다. 또 다른 결승 주자는 06학번을 물리친 05학번이다.
결승전 도중 정현지(체육·2)씨는 어깨를 다친 부상에도 선수교체 없이 끝까지 경기에 임했다. 그는 “꼭 이기고 싶었는데 아쉽게 졌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막판에 3점을 순식간에 획득하며 05학번이 급하게 따라잡는 듯했으나 결국 15:9로 04학번이 승리했다.


줄다리기
05학번, 03학번 언니들에게 ‘질질질∼’
줄다리기와 계주를 진행하기 위해 장소를 홀Ⅱ에서 스포츠 스트립(Sports Strip)으로 옮겼다. 대진표는 05학번과 03학번의 경기를, 04학번과 06학번의 경기를 알리고 있었다. 중계를 맡은 체대 김수민 회장은 선수들이 줄을 잡고 마주하자 “진 팀은 팔굽혀펴기 벌칙있습니다”라며 각 팀의 투지를 돋웠다. 최종적으로 승리를 거머쥔 것은 역시나 03학번 맏언니들이었다.
첫 번째 시합에서는 ‘영차영차!’ 외쳐볼 겨를도 없이 05학번은 ‘질질질∼’끌려가 참패하고 말았다. 다음 경기에서 젊은 패기의 06학번이 힘을 써보나 싶었지만 결국 04학번에게 끌려가는 신세를 면치 못했다. 임솔(체육·1)씨 역시 “승패를 떠나 선배·교수님들하고 이렇게 만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계주
03학번, 예상밖 기적적인 계주 우승!
줄다리기가 끝나고 색색의 배턴을 들고 몸을 푸는 선수들이 등장해 계주의 시작을 알렸다. 트랙을 달리는 사람도 소리를 지르며 잔디밭을 뛰는 사람도 모두 한 마음이다. 경기 초반에는 05학번이 큰 격차를 두고 다른 선수들을 따돌렸다. 그러나 경기 막바지에 맹추격하는 03학번으로 인해 전세는 역전됐다. 김수민 체대 회장은 “이럴수가! 이건 기적입니다”를 연신 외쳤다. 최선미(체육·2)씨는 “‘죽기 아니면 살기’각오로 뛰었는데 언니들에게 져 안타깝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임솔(체육·1)씨는 "승패를 떠나 언니들하고 이렇게 만나 운동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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