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연극회는 9일(목)∼11일(토) 생활환경관 소극장에서 공연 ‘8명의 여인들 … 그리고 8가지 비밀들’을 통해 인간들의 위선을 폭로했다. 이 공연은 로버트 토마스(Robert Thomas)의 원작인 8명의 여인들(Huit Femmes)을 각색한 것이다.


어느 크리스마스 아침, 하녀 루이즈가 외친다. “주인님께서… 주인님이 무서워요. 등에 칼이 꽂힌채로…” 간밤에 죽은 아버지로 인해 두 명의 딸과 어머니를 중심으로 외할머니·이모·고모 그리고 하녀 둘 총 8명이 한 집에 모인다.
한 남자를 중심으로 얽힌 여자 8명의 관계는 그의 죽음을 계기로 충격적인 비밀들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복잡해진다. “자동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아.” “엄마, 전화선도 끊어졌어요.” “쌓인 눈 때문에 밖으로 나갈 수도 없겠는데요, 마님.” 점점 심각해져가는 상황 속에서 그들은 서로를 헐뜯고 살인자로 의심한다.

살인사건과 대조적으로 무대 위에 정갈하게 놓여있는 크리스마스 트리·피아노·수동식 전화기를 비추는 은은한 조명은 아늑함마저 풍긴다. 이 무대 위에서 8명의 여인들은 각자 저마다 사연을 노래로 표현한다. 그들의 구구절절한 사정을 실감나게 만드는 건 배우들의 연기다.
애인과 몰래 떠나려던 어머니, 하녀 루이즈부터 친여동생과 처제까지 모두 죽은 남자를 사랑한다.
“내 아이의 아빠는 바로 우리 아버지야”큰딸의 비밀이 밝혀지자 관객들은 엄청난 충격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그들의 비정상적인 관계에도 불구하고 애절한 심정을 담은 노래는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그녀들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든다. “아빠를 사랑하는 막내가 직접 깨워줄게. 아빠… 아빠!” 작은 딸이 아버지에게 여자들의 위선을 알리려 한 계획은 그를 오히려 자살로 몰았다.

장세리 기자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