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가 끝나고 캠퍼스에도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그러나 학생들이 가을을 즐길 새도 없이 수많은 과제가 밀려오고 있다. 여기 리포트와 파워포인트 발표 대신 새로운 형식의 과제를 제시하는 수업들이 있다. 특별하고 재미있는 과제들의 세계로 떠나보자.


보건교육원리 <보건교육과 전공/김명 교수> ‘대학생 절주 프로그램 개발’

전공수업을 실생활에 응용하는 과제가 있다. 김명 교수는‘보건교육원리’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연령층에 맞는 건강증진 프로그램 개발과제를 제시했다. 이번 학기는 술자리 모임이 잦은 대학생이 알아두면 유용한 ‘대학생들의 절주 프로그램 만들기’다. 술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에 대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제작한다. 그뿐만 아니라 학생들끼리 팀을 만들어 이 프로그램이 실생활에서 얼마나 활용 가능한지도 체험해본다. 20명 정도의 학생들은 벌써 대한보건협회에서 주관하는 ‘대학생절주지도자강습’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환경과인간 <자연영역 교양/최재천 교수> ‘위원회활동’

‘환경과인간’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정부·사회단체의 자문위원이 된다. 학생들은 관심 있는 문제의 위원회를 구성해 대안을 제시하고 토론을 진행한다. 기말고사 기간에는 활동 결과물을 공개 발표하며, 발표회 홍보를 위해 포스터도 붙일 예정이다. 학생들은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열악한 동물원 환경 개선·용산기지 공원화를 위해 오늘도 대안을 찾는다.


디지털매체와예술 <예체능영역 교양/박숙영 교수> ‘동영상제작’

컴퓨터만 두드려서 완성하는 제작에서 벗어난 과제도 있다. ‘디지털매체와예술’과목의 기말 과제는 동영상을 제작해 상영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5∼6명씩 팀을 구성해 한 학기동안 배웠던 디지털매체를 이용해 제작한다. 처음엔 버거워하던 학생들도 마침내 초보자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훌륭한 작품을 완성한다. 직접 연기한 뮤직비디오에서부터 사진과 음악을 결합한 플래시·점토인형을 조금씩 움직여 만든 점토 애니메이션까지. 과제를 완성하기 위한 학생들의 상상력은 무궁무진하다.


한국인의 언어구조 <국어국문학과 전공/조경하 교수> ‘간판에 숨어있는 우리말 분석하기’

이제 학생들은 과제를 위해 거리로 나선다. ‘한국인의 언어구조’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간판·상호를 100개 이상 수집해서 분석하는 과제를 한다. 학생들은 본교 앞·신촌 주변 가게들의 상호를 모으고 마음에 드는 간판은 사진을 찍어 스크랩한다. 뜻이 모호한 간판을 주인에게 묻는 것은 필수. 또 자신이 좋아하는 간판 ‘BEST 3’도 선정한다. 학생들이 모은 상호는 본교 어문학연구소 내 한국어상담소의 연구 자료로 사용된다고 하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소리문화와 인간 <예체능영역 교양/강영근 교수> ‘국악연주회 감상’

과제를 통해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지식도 높일 수 있다.‘소리문화와 인간’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한 학기 세번 이상 국악연주회를 감상한다. 클래식음악회·대중가수의 콘서트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느리고 정적인 한국음악은 지루하기만 하다. 그러나 국악음악회에 다녀온 학생들은 현장에서 접하는 한국음악의 깊이와 훌륭함을 느낄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다고 평가한다. 과제도 하고 교양도 쌓고, 학생들은 두 배의 뿌듯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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