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 걸을 때 핸드폰 · 이어폰 사용 금물

학교 앞에서 자취를 하는 이승연(건축공학·2)씨는 늦은 귀갓길이 여간 무서운 것이 아니다. 얼마 전에는 낯선 남자가 뒤를 쫓아와 기겁한 적도 있다.

“집 주변에 경찰서가 있긴 하지만 나이트클럽 등 유흥가가 함께 있어서 골목을 지날 때 불안해요” 이씨는 건축과 작업 때문에 귀가가 늦어질 경우, 학교 안에서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가 집에 돌아간다.

술집·모텔 등 유흥가가 형성된 이대앞·신촌 지역은 오후10시가 넘으면 낮과는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옷가게와 음식점이 문을 닫고 유동인구가 줄면서 범죄 발생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본교와 연대 주변(창천동·대현동·봉원동·대신동) 일대 치안을 담당하는 신촌지구대가 처리하는 사건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다름 아닌 ‘시비’다. 술을 마시고 붙은 싸움을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취해서 판단력이 흐려진 만큼 어깨를 툭 쳤다고 또는 자신의 여자친구를 쳐다봤다는 사소한 이유 등으로 싸움이 시작된다. 신촌에서 범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신촌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 부근 먹자골목이다. 정신 차리지 못하는 취객을 구타하고 지갑·시계 등 귀중품을 빼앗는 사건도 종종 일어난다.
여성이 연관되는 범죄는 주로 밤에 낯선 사람이 따라오는 경우다. 자취·하숙을 하는 학생들이 문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아 현금·MP3 등을 도난당하는 사건도 있다.
신촌지구대 김창룡 대장은 “범죄 예방의 99%는 이른 귀갚라며 학생들에게 너무 늦게까지 신촌 거리를 돌아다니지 말 것을 당부했다. 김 대장은 학생들에게 △늦은 시간에는 절대 혼자 다니지 말 것 △혼자 다닐 경우에는 되도록 큰 길가로 다닐 것 △핸드폰으로 통화나 문자를 하며 시선을 다른 곳에 두지 말 것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사람이 있는 쪽으로 소리를 지르면서 달릴 것을 권했다.
자신의 신변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범죄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신고’다. 김 대장은 “여대생들은 신고의식이 부족한 면이 있다”며 아무리 경미한 일이라도 경찰이 알고 있어야 도와줄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신촌지구대는 작년 11월 신고를 통해 본교 주변에 출몰하던 변태성욕자 2명을 검거했다. 김 대장은 “한 번의 신고로 그치지 말고, 귀찮겠지만 중계 방식으로 여러 번 신고를 해준다면 다른 피해자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촌지구대 경관들은 두 달 전부터 본교 안까지 들어와 순찰을 하고 있다. 김영심 학생처 과장은 “수영장 쪽이 밤에 특히 어둡고 공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안전한 귀가를 위해 학교 주변 치안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구대에서는 후문으로 귀가하는 학생들의 안전한 귀가를 위해 금란 중·고등학교 방면에 순찰차를 배치하기도 했다. 금화터널 주변에서 자취를 하는 신보경(언론·2)씨는 “밤 늦게 귀가하더라도 주변에 순찰차의 모습이 종종 보여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창룡 대장은 “‘나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자신을 범죄 대상에서 제외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사고는 언제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장은 “신촌 지역 범죄통계는 일관성이나 법칙을 갖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학생들에게 “항상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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