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신사인 체하는 속물(俗物)’, ‘학자인 체하는 사람’을 ‘스노브한 사람’이라고 한다. 이 단어의 어원은 분분하다. 그 중 하나는 라틴어 sine nobilitate(시네 노빌리타테)의 약자라는 것이다. 이 어원 설명에 의하면, 한 때 영국 옥스퍼드나 캠브리지 학부생들은 입학 서류에 자기가 귀족인지 아닌지를 적어야 했는데 평민 출신 학생들은 그 난에다 마땅히 적을 게 없어 여러 가지로 고민하다가 without nobility라는 의미의 라틴어 sine nobilitate를 줄여 snob라고 적었다고 한다. 물론 이 설명은 말장난이거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진짜 어원은 18세기 후반 ‘구두 수선공’이라는 의미의 cobbler와 관련이 있다. 그 당시의 구두 수선공은 미천한 계급에 속했는데, 그들을 지칭할 때 사용한 은어가 snob였다. 이런 은어의 사용은 점차 확산되었고, 18세기 말 경 일부 캠브리지 학부생들은 대학 구성원이 아닌 도시민도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1830년대에는 더욱 확산되어 상류 사교계의 일원이 되기에는 교양이나 취향이 좀 부족한 사람까지도 지칭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빈대떡 신사’가 그 전형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장한업 (인문대학 불어불문 전공)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