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의 다락방' 카툰으로 20대의 성장통을 그려낸 신희영(시디.06년졸)씨

‘힘을 내. 우린 모두 조금씩 자라고 있어.’ 20대의 성장통을 어루만지는 웹툰(Webtoon:웹애니메이션)이 있다. 보는 이의 마음을 잔잔히 울리는 네이버 웹툰 ‘마피의 다락방’을 그린 신희영(시디·06년졸)씨가 올여름, 그동안 그려온 그림일기를 책으로 펴냈다. 
“현재 네이버(comicmall.naver.com)에 4컷 웹툰도 올리고 제 홈페이지(mapi.co.kr)에 일기도 올리고 있어요.”그녀는 일주일에 화·목 웹툰을 업데이트하고 틈틈이 일기도 쓴다. 이번에 출간된 ‘마피의 다락방’에는 네이버 웹툰에 등장한 마피·이카·쥬·옥돔이 똑같이 등장한다. 단 마피의 성장을 지켜보는 요정 강아지 인형 ‘보다’는 웹툰에만 나온다.
고민 많고 생각 많은 마피, 현실적이고 차가운 이카, 온화하고 재미있는 쥬, 자기 일을 착착 해내는 옥돔. 알록달록 귀여운 그림으로 표현된 그들은 서로를 상처 내기도 하고 보듬기도 한다.
주인공 마피는 미술대학(미대)에 진학했지만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고 때론 좌절하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신씨가 미대에 진학한 후 했던 고민을 마피도 똑같이 한 셈이다. 마피의 다락방은 마피의 성장일기이자 그녀의 성장일기이기도 하다.
‘마피의 다락방’은 2002년 탄생했다. 당시 이화이언(ewhaian.com)에 자신의 그림을 종종 올리던 신씨는 계속 그려달라는 이화인들의 호응에 힘입어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마피의 인기는 꾸준히 올라 2005년 겨울부터는 네이버 웹툰 연재도 시작하게 됐다. 얼마전 10월26일(목)에는 홈페이지 개설 4주년을 맞았다.
그는 ‘마피’와 함께 어떤 대학 생활을 보냈을까. “마지막 학기 때 졸업전시회와 책 출간이 겹쳐 1주일간 한숨도 못 잤어요.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했나 싶을 정도로 강행군이었죠.”
신씨는 ‘마피의 다락방’을 응원해 주는 독자들에게서 힘을 얻는다. “생각보다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해요.” 실제로 얼마전 ‘간장게장’이 먹고 싶다는 그림 일기를 보고 누군가 그녀에게 정말 간장게장을 보낸 적도 있다.
그러나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자신이 ‘장화신은 고양이’캐릭터를 영화 슈렉보다 먼저 선보였는데 일부 누리꾼이 ‘아류’라고 할 때는 유명하지 못한게 속상하기도 했다.
학업과 웹툰을 병행하는 생활이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녀에게 마피는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그녀는“마피 덕분에 불안하지 않을 정도의 자신감은 찾았어요”라고 고백했다. 또 타인에게 그림 내용을 전달하는 능력도 좋아지고 전공에도 도움이 됐다고 귀띔했다.
네이버 웹툰과 그녀의 일기에 똑같이 나오는 말이 있다. “너만의 스타일을 창조했구나.”많은 방황과 노력 끝에 마피와 신희영씨는 ‘자신’을 찾는다. 누군가의 스타일을 그대로 모방해 작품을 그려달라는 제의를 마피와 신희영씨는 “난 이름없는 대학생이지만, 자존심도 없진 않아”라며 거절한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은 그녀. 신희영씨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졸업을 앞둔 전공 수업시간, 그녀는 ‘나는 (    )디자이너다’라고 주어진 문구를 ‘꿈을 조각하는’이라고 채워넣었다. “보통 꿈은 꾸고 그냥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잖아요. 손에 잡히지 않는 그 꿈들을 조각해, 사람들에게 돌려주고 싶어요.”
신희영씨는 ‘마피의 다락방’이 어린시절의 기억같이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웹툰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가능성이 많은 만큼 혼란스런 20대. 마피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동심을 잃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는 힘을 얻는 거라며 우리의 등을 가만가만 토닥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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