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시작하지 마세요. 오늘 여기서, 지금 이 순간 행동하세요”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씨의 특강이 무용과의 주최로 1일(금) 열렸다. 특강이 열린 신체육관 209호에는 강씨만의 성공 비결을 들으려는 학생들이 문 밖까지 빼곡했다. 이날 그는 힘든 유학 시절부터 독일 슈투트가르트(Stuttgart) 발레단 수석 무용수로 성공하기까지 과정을 들려주며 시종일관 “오늘을 열심히 살라”고 강조했다.


강수진씨가 발레를 시작한 것은 중학교 1학년. 선화예중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하던 그는 학교를 방문한 모나코 발레학교 마리카 베소브라소바 교장의 눈에 띄어 발레유학을 떠났다. 당시 할 줄 아는 영어라고는 ‘My name is Sujin’밖에 없었다. 의사소통은 두말할 것도 없고, 각국에서 온 발레 영재들에게 주눅들어 자신을 표현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굴하지 않았다. “한 동작을 24시간 연습하기도 했어요. 남들이 자는 시간도 제게는 연습시간이었죠” 이런 강씨의 끊임없는 노력과 그의 예술성을 믿고 지지해준 베소브라소바의 가르침 덕에 그는 86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최연소 단원이 됐다.


성공 가도를 달리던 강씨에게도 시련은 찾아왔다. 99년, 부상으로 영영 발레를 할 수 없다는 의사의 판정을 받은 것이다. “발레는 90% 이상 불가능하다고 했어요. 인생 최대의 슬럼프였죠”라고 회상하는 그의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견디기 힘들었지만 마음을 다잡고 끊임없이 연습했다. 부상을 당한지 1년만에 그는 다시 무대에 섰다.


강수진씨의 나이는 올해로 40세. 아직도 하루에 7∼8시간은 발레연습에 몰두한다.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주변에서 은퇴 이야기도 꺼내지만 그는 나이 드는게 좋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경험을 더 많이 쌓았다는 뜻이죠. 그 덕에 힘든 일도 금방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도 싫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그에게 학생들은 더 큰 감동을 받은 표정이었다. 그는 “시간이 약이고 가끔은 크게 우는 것도 약” 이라며  “힘든 일이 있어도 실망하지 말고 자신을 믿어보라”고 당부했다.


한국무용을 배우면서 익힌 동양적 선으로 ‘강수진 발레’의 경쟁력을 확보한 그는 학생들에게 “우리 것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강연을 들은 박은영(무용과 석사과정)씨는 “최고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 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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