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과목 의무 수강 확대․인성 및 외국어 교육 위한 단지 조성

이배용 교수(사학 전공)가 지난 7월21일(금) 제13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본사는 이배용 총장과의 인터뷰를 8월18일(금) 마련했다. 이배용 총장에게 이화 글로벌 2010 프로젝트 및 학내 사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취임소감을 간략하게 말해 달라.
이화여대의 총장의 역할은 ‘하고 싶다’는 인간의 의지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부여해 주신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120년 동안 쌓아온 이화의 업적을 바탕으로 앞으로 세계적인 이화로 도약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지난 7월21일(금) 취임식에서 이화의 새 비전으로 ‘이니셔티브(Initiative·주도) 이화’를 제시했다. 이니셔티브 이화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이니셔티브 이화’는 인간에게 유용한 학문을 발전시키고 연구하는 대학으로서 앞으로 이화가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다. 또 능력과 따뜻한 심성을 갖춘 여성 인재들을 길러내는데 있어 이화가 앞장서겠다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대학은 학문의 방향을 제시하고 인재를 키워내는 공간이다. 또 지성의 중심체다. 이화는 21세기 새로운 문명의 시대를 열어 가는데, 그리고 바람직한 대학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

이니셔티브 이화의 구체적 실현 방법으로 ‘이화 글로벌 2010 프로젝트’를 내세웠다. 이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이화 글로벌 2010 프로젝트’는 본교생의 글로벌화를 실현하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우선 영어강의를 확대해 재학 중 일정 수의 영어강의 수강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예를 들어 현재는 필수교양영어만 의무 수강이 이뤄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전공 및 선택 과목에도 영어 수강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무엇보다도 재학 중에 학생들이 원하는 외국대학에서 1∼2학기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것이다. 이를 위해 장학제도를 개선하고, 미국·유럽뿐만 아니라 아태지역을 포괄하는 다양한 교류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고자 한다. 중국·일본·인도 등 주요 대학을 아시아 거점대학으로 선정하여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이들 대학과의 공동 수업 및 학위 인정·학생 교류 등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교육단지 조성 계획을 밝혔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외국어 교육뿐만 아니라 인성 교육과 리더십강화 교육 등을 위해 신촌캠퍼스 외의 다른 지역에 이 같은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교육단지 및 인프라를 조성할 계획이다. 교육 과정과 방법에 대해서는 현재 구체적인 안을 짜고 있다. 글로벌화 된 지도자는 능력과 인성이 겸비돼야 한다. 인성 교육과 리더십 교육, 거기에 외국어 교육까지 강화해 여성 전문인을 길러낼 것이다.

교육단지 부지는 선정됐는가.
부지 선정 및 이에 따른 예산 확보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빠른 시일 내에 교통 등 몇 가지 여건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지역을 선정하겠다. 친환경적인 교육 인프라 단지를 실현시킬 것이다. 자연의 섭리를 바탕으로 공존의 질서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마련하겠다.

단대 내 비인기학과의 소외현상에 대한 해결책이 궁금하다.
인문대 학장으로 재직 시, 학문의 불균형은 풀리지 않는 숙제였다. 현재 사회는 학문의 실용성만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실용학문이 보다 높은 효율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본소양, 즉 기초학문이 중요하다. 기초학문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인재가 배출되지 않을 때는 기초학문의 공동(空洞)화 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 물론 전체적인 학문 분야별 균형은 학교에서 잘 조정해야한다. 그러나 학생들도 전공 선택을 할 때 취업 등 시대풍조에 얽매이기보다 자신의 인생관과 가치관을 고려했으면 한다.

8월10일(목)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발전기금 1천억원 모금이 목표라고 했는데 발전기금 유치계획과 활용방안에 대해 말해 달라.
교육단지 설립 및 프로젝트 실현을 위해서는 적지 않은 기금이 필요하다. ‘1천억원’ 은 앞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들을 감안할 때 대략 필요한 수치를 정한 것이다. 발전기금은 이화를 지원하는 국내외 다양한 집단을 중심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이 기금은 ‘이니셔티브 이화’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시설 확보 및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을 위해 쓰일 것이다.

취임사에서 이화 학술원 설립을 약속했다. 이화 학술원의 역할은 무엇인가.
지금까지는 자연·인문·사회 계열 등의 연구들은 융합되지 못하고 각각 분산돼 진행됐다. 이화 학술원은 다(多)학문 간의 융합·연계·균형·공유를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는 어떤 과나 전공 분야에서 해외석학을 모셔 와도 해당 과 만이 정보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화 학술원이 생기면 학교 전체가 그 석학의 학문적 역량을 공유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춰질 것이다.

본교는 타 대학에 비해 등록금이 높은 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할 것인가.
등록금은 교육의 질과 환경을 개선하는데 쓰이는 돈이다. 또 여자대학의 특성상 설비보안과 안전 등 좀 더 신경을 써야할 부분이 많다. 우리학교는 다른 대학에 비해 교수 1인당 학생의 비율이 낮은 편이다. 교육의 질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학교는 힘쓰고 있다. 등록금이 적으면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과 이상이 다를 때도 있다. 장학금 확충 및 복지 개선 방안은 현재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현실적인 요건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책정하겠다.

구조개혁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구조개혁은 신인령 전 총장 시절 큰 기틀이 잡혀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구체적 내용은 앞으로 보완하고 연구해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들과의 의사소통과 신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는 전통과 변화의 조화와 균형을 모색해야 한다. 좋은 전통은 이어가고 변화는 받아들여야 한다. 탄탄하게 기반을 조성해 모든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구조개혁을 이끌어 나가겠다.

이화여대라는 브랜드와 여대라는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은 생각한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여성의 능력은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여성이 역사의 주체로 들어섰다. 여성들은 이제 사회를 주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화는 여성으로서의 책임감과 사명감을 길러줄 수 있는 곳이다. 여성들은 이화에서 최대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 여대이기 때문에 여성 인재 개발에 대한 애정을 쏟을 수 있고, 인재 양성의 절실함을 강조할 수 있다. 이화는 여성의 능력을 극대화하고 여성의 모든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교육공동체라는 강점을 앞세워 여성의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다.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화인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길 바란다. 또 이웃을 헤아릴 수 있는 배려와 심성을 소중히 생각하고 계발했으면 좋겠다. 시야를 넓혀 한국인으로서 여성으로서 세계인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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