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녀의 구역 ‘정캄에서 이화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얼마 전 탄생한 여성최초의 한명숙 총리를 비롯, 정·관계에 진출한 본교 출신 선배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관계(官界)­여성정치의 역사를 쓰다
  이화는 1950년 김활란(대학과·18년졸) 공보처장을 시작으로 많은 관계 인사를 배출했다. 2006년 5월 현재 한명숙(불문·67년졸) 총리와 장하진(사회·73년졸) 여성가족부 장관·김선욱(법학·75년졸) 법제처장 등이 내정돼 있다.
  정부 수립 이후 이화 출신 장관은 모두 12명. 지금까지 여성장관이 총 30명이었던 것을 고려할 때 그 수가 월등함을 알 수 있다.
  특히 2001년 신설된 ‘여성부(현 여성가족부)’의 장관이 초대부터 지금까지 모두 이화 출신이라 눈길을 끈다. 초대는 한명숙 총리·2대는 지은희(사회·79년졸) 전 장관·3대는 장하진(사회·73년졸) 장관이었다. 이 중 한명숙 총리의 관계 진출이 눈부시다. 2001년 초대 여성부 장관·2003년 환경부 장관·2006년 여성 초대 국무총리까지 역임한 그의 행적은 이화가 여성정치의 선두주자임을 뚜렷히 보여준다. 김선욱(법학·75년졸) 법제처장도 여성 최초라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최규하 대통령시절 내정됐던 김옥길(문과·43년졸) 문교부 장관은 해외파인 임영신 상공부장관에 이은 여성 2호 장관이었다.
  이 밖에도 신낙균(기독·63년졸) 문화관광부 전 장관과 김숙희(가정·61년 졸) 교육부 전 장관 등이 있다.

  정계(政界)­국회의 여풍은 이화가 중심
  제 17대 국회의원 중 여성은 40명. 그 중 13명이 이화 출신이다. 17대 총선부터는 남녀가 1:1의 비율로 비례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여성 정치인이 늘어났다. 이화는 그 중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회에 진출한 본교 출신 선배는 모두 25명이다. 이는 이제까지 당선된 여성 국회의원의 26%를 넘는 수치다. 최선열 이화리더십개발원장은 “봉사정신을 일깨우고, 리더십을 배양하는 이화교육이 그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국회의원으로 활동 중인 이계경(사회복지·74년 졸) 의원은 “이화 출신들은 남성이나 타대 출신 여성 정치인들에 비해 창의적이고 적극적”이라며 남성중심의 정치문화를 바꾸는데도 앞장선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정치계에서 ‘이화’라는 네임밸류는 어느 정도일까. 실제 정치인들은 지원금 등으로 동문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본교도 마찬가지다. 이계경 의원은 사회 곳곳의 이화인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해 준다며 “사회에 나와서 느끼는 이화의 힘은 대단하다”고 전했다.

  기타­시민단체·해외서도 리더
  이화는 여성학의 메카다. 이 말을 보증이라도 하듯 여성정치단체를 이끄는 리더도 본교 출신이 많다.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여세연)의 오유석(사회·86년졸) 대표가 그들 중 하나. 여세연은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대키 위해 제도적인 개혁을 시도하고 여성정치인들의 지원을 담당한다.
  여세연의 오유석 대표는 “이화의 주체적인 교육이 큰 도움이 됐다”며 사회진출 후에는 동문의 협조도 힘이 된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많은 이화인이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상희(제약·76년졸)씨는 한국여성민우회의 대표로, 한국여성환경연대 상임이사로 활동한 바 있다. 그의 꾸준한 여성·환경 운동이 빛을 발한 것일까. 그는 올해 대통령자문 지속가능한발전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되기도 했다.
  해외파 정치인으로 진출한 선배 대부분은 ‘최초’의 이름표를 달고 있다. 미국노동부 여성국담당 차관보인 전신애(영문·65년졸)씨는 한국인으로서 미국사회의 최고위직에 올랐다. 여성 최초의 외교부 국제연합 과장자리를 꿰찬 선배도 있다. 바로 본교 최초로 외무고시를 합격한 오영주(정외·86년졸)씨.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자외교 무대는 양자외교 보다 인간관계에 의지하는 바가 적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 세계 외교관들이 모인 각종국제회의에서 프리젠테이션을 자주 하는 업무 특성상 여성의 섬세함이 훌륭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정치 리더를 꿈꾸며
  본교 리더십개발원에는 정치리더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는 17대 여성 국회의원 당선자들을 대상으로 단체장들이 갖추어야 할 리더십 과정을 열기도 했다. 현재 학부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미국의 시민교육 등을 벤치마킹해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실시할 계획이다.
  최선열 이화리더십개발원장은 “정치가들이 이제는 시민운동을 기반으로 정치에 진출하고 있다”며 학생들은 정치인으로 진로를 결정하기 이전에 봉사정신과 사회의식을 길러야 한다고 권고했다.
  여세연의 오유석 대표는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이대생은 사회를 위해 협동하는 힘이 부족하다고 느꼈단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학교는 인간중심적인 교육에 힘쓰고, 학생들은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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