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목실 예배음악 담당 김동근 교수

“자, 일어나서 모두 옆사람 어깨를 주물러 보세요”
교양합창의 김동근 교수 수업은 언제나 학생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자칫하면 학생들이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기 쉬운 교양 ‘합창’이지만 그의 특유의 재치와 유쾌함으로 수업은 늘 활기차다. 그는 학생들이 음악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노래 가사에 자신의 연애·인생이야기를 담기도 하고 때때로 음에 맞춰 익살스런 표정도 짓는다.

김동근 교수의 교육철학은 ‘좋은 음악을 위해서는 서로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선생님이란 높은 위치가 아닌 학생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동등한 위치가 돼야 한다고. 때문에 김 교수는 음악을 즐기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음악을 즐길 수 있을 때 모두가 하나된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나아가 우리 인생을 윤택하게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언제나 유쾌하고 힘이 넘치는 그이지만,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도 있었다. 97년 후문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왼쪽 발목이 으스러지고 쇄골뼈가 부러지는 등 큰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이 사고가 자신과 타인의 존재를 돌아볼 수 기회가 됐다고 한다. 사고 후, 김동근 교수는 “귀한 존재인 학생들의 시간을 맡아서 쓰는 만큼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것을 가르쳐 줘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회가 될 때마다 외국에 나가 새로운 이론을 배우는 등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일까. 수업에 대한 학생의 호응도는 매우 높다. 특히 수업의 일환인 채플 합창 공연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것 중 하나다. 지정된 횟수 외에 더 공연하겠다는 학생도 있다고 하니 그 인기를 짐작할 만하다.

채플 합창 공연은 분반과 관계없이 자신이 신청한 요일에 모여 공연한다. 김 교수는 “어떤 사람들로 구성될 지 모르기 때문에 공연할 때 걱정되기도 하지만 모두가 힘을 합쳐 멋진 공연을 했을 때의 만족감도 크다”고 말했다.

그가 바라는 것은 이화인이 힘든 순간마다 교양합창 시간 배웠던 노래를 떠올리며 힘을 얻고, 또 거기서 얻은 힘을 다른 이들에게 나눠 주는 것이다. 모든 이화인들이 각자 생활 속에서 음악을 누림으로써 삶이 더 행복해지길 바란 다는 김동근 교수. 마음으로 음악을 가르칠 줄 아는 그는 진정한 음악가이자 스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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