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창립120주년 특집 연재기획 1.문학

올해는 개교 120주년과 함께 이화의 문학도 7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다. 이화 문학은 1930년대 이화여전 시절, 시인 모윤숙·노천명의 활동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들은 ‘작갗라는 직업을 갖고 현대시다운 시를 쓴 최초의 여성이었다. 여성 문학의 선구자였던 이들의 뒤를 이어 지금까지도 많은 이화 출신 문인들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의 작품 활동을 통해 이화 문학 70년을 되돌아보자.

▷ 행동하는 문학인으로
최초의 여류작가 모윤숙·노천명은 그 이름과 활동보다 시구절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시몬, 그대는 들리는가. 낙엽 밟는 소리를’, ‘모가지가 길어 슬픈 짐승이여’ 같은 시 구절은 오랜 시간이 흐른지금에도 널리 회자된다. 그러나 이들은 작품 활동 외에도 ‘행동’을 중시한 사회참여형 작가였다. 모윤숙은 국회의원·UN 한국대표 등 다양한 정치 활동을 펼쳤다. 자신의 신념을 작품에 직접 표현하는 이들은 일제 초반에는 민족적 색채가 강한 시를 발표하는 등 저항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일제에 회유됐을 때는 친일시를 쓰기도 했다.

▷ 행위중심의 문학에서 여성 문학으로
30년대 이후 이화 문학은 약간의 공백기를 거쳐 1960년대 강신재의 소설 「젊은 느티나무」, 정연희의 소설 「석녀」를 기점으로 새로운 변화를 겪는다. 이들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불륜을 그린 애정소설을 다수 발표했다.?‘인습에 항거하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아 현실에서 금기시된 일들을 당당히 소설로 표현해 낸 것이 특징이다.

강신재·정연희 이후 70·80년대에 이화 출신 작가들이 문단에 대거 등장했다. 이들은 주로 여성의 내면 심리를 섬세하게 포착하면서도 깊이는 잃지 않은 페미니즘적인 글을 발표했다. ????

당시 소설 부분에서는 「나는 너무 멀리 왔을까」의 강석경, 「겨울의 환」의 김채원, 「사랑의 예감」의 김지원, 「불타는 폐선」의 한정희, 「안개의 덫」의 김향숙, 「플라타너스 꽃」의 이청해 등이 활약했으며, 시 부분에서는「단추를 채우면서」의 천양희, 「히브리인의 마을 앞에서」의 이사라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본교 김미현 교수(국어국문학 전공)은 “80년대 작가들은 내용이나 표현에 있어서 더 대담해 졌으나 강신재·정연희를 잇는 ‘여성스러운’ 글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이들은 여성의 현실과 내면 세계를 독특하고 개성적으로 그려냈다.

90년대 이후 등단한 작가들은 공무원·교사·과일장수 등 다양한 경력을 거쳐 등단한 데 비해 이 시기의 작가들은 대학 때부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고, 재학 중 등단한 이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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