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성신씨(극단 '오늘'대표) 인터뷰

연인들로 붐비는 활기찬 주말의 대학로, 50년 역사를 간직한 예술인들의 쉼터 ‘학림’에서 연출가 겸 작가 위성신(극단‘오늘’대표)씨를 만났다. 다양한 사랑이야기를 담은 연극 ‘사랑에 관한 다섯가지 소묘(사랑소묘)’가 그의 대표작이다. 연극에 녹아있는 그의 연애, 그리고 사랑 이야기를 들어봤다.


11년동안 공연되면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이 사랑소묘에는 작가 자신의 사랑관이 담겨 있다. 96년 초연을 하고 98년·2001년·2004년·작년 말에 이어 올해까지. 이렇게 꾸준히 이어져 온 공연은 모두 사랑을 말하고 있지만 그 메세지는 각각 달랐다. 외로움·남녀가 생각하는 사랑의 차이·결국 변하기 마련인 사랑·소풍처럼 설레는 사랑 등 다양한 내용을 2인극으로 실감나게 표현한 것이 사랑소묘다. 오랜 기간 사랑에 관한 내용을 연출하면서 그도 사랑에 관한 생각들이 많이 성숙했음을 고백했다. 지금도 그동안의 모든 내용에 공감하긴 하지만, 초연이었던 외로움을 가장 공감하는 주제로 손꼽았다. 결혼하고 나서도 종종 외로움을 느끼는 것을 보면 사람은 결국 외로운 존재인 것 같다고.


그는 첫사랑이 7년동안이나 이어졌었다고 한다. 그래서 ‘유효기간은 2년’이라고 말하는 요즘식 사랑은 너무 가벼운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예전엔 사랑에 집처럼 큰 가치를 두었다면 이제는 유행타는 옷처럼 가볍게 생각하는 듯한 느낌이 든단다.


90년대 본교 인문대·국문과 연극반의 연출을 맡고, 젊은 시절 이대생과 두 번이나 연애를 했던 경험 등 이대와 인연이 깊다고 말하는 그. 따뜻한 봄날 외로워하는 학생들을 위해 연애에 관한 조언 한마디를 남겼다. “연애에는 용기가 필요해요” 여대라서 남자를 만날 수 없다는 것은 변명일 뿐, 외부 동아리나 동호회 활동도 다양해져 노력하면 얼마든지 자연스러운 만남을 가질 수 있는 시대라는 것이다.


인터뷰 하는 내내 창밖에서 내리쬐는 봄 햇살이 따사로웠다. 그는 여자들이 가장 설레는 시기가 5월이 아니냐고 묻는다. 그가 연출했던 연극의 제목 ‘5월에는 연애를 시작한다’가 떠오르는 순간이다. “연애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이에요. 일상을 즐기세요”라고 말하는 연출가 위성신. 그는 오늘도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람을 위한, 사람에 의한 연극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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